[ET단상]청계산에서 하나된 IT인들의 의지

Photo Image

 제1회 정보기술인등산대회를 마치고

 오랜만의 큰 모임이었다. 제1회 정보기술(IT)인 등산대회가 지난 주말에 있었다. 청계산 입구는 아침부터 ‘IT인 구름’을 형성했다. 산행이 시작되기 전부터 여기저기서 IT이야기가 꽃을 피웠고, 이게 얼마만이냐며 반갑게 악수를 나누는 IT인들은 서로 지인의 소식을 교환하며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정보기술학술단체총연합회와 소속 학회장 및 임원들, 정부 요인 및 기관 대표들 그리고 업계 원로 등 IT기업 임직원 300여명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산행을 시작했다. 필자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산을 오르면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여러 참가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IT 산업에 대한 이야기들, 이공계 기피현상 등 IT를 둘러싼 생태계의 문제점과 주요 IT정책 이슈 등 IT사업 이야기부터 천안함 사고 소식, 숲과 바위산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까지 때로는 심각하고 때로는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등산 후 열린 야외 간담회는 오해석 특보가 이번 천안함 사고 유족을 위로하는 말로 시작해 경건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주최측인 IT관련 대표 학회장들의 인사말이 끝난 뒤, 사회자가 등반대회에 참석한 IT인들에게 자유로운 논의의 장을 유도하자 너도나도 IT산업을 걱정하고 단합을 다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앞으로 분기별로 등산대회를 정례화하기로 하고 대회는 막을 내렸다.

 만 1년 전을 생각해 보았다. IT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정책은 작년 이맘 때보다 확실하게 개선됐다. IT특보를 신설했고, 여러 새로운 정책들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향후 3년간 1조원을 투입해 세계 수준의 소프트웨어 기업 육성을 시작했다. WBS(World Best Software)라고 명명되어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IT 산업 자체의 경쟁력도 높여야하고, IT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또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일자리도 창출해야 한다. IT가 해야 할 일, 또 할 수 있는 일이 과거보다 훨씬 많아지고 있는데 아직 우리의 결집된 힘은 부족하다. 산업의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고, 우수인력은 잘 유입되지 않고 있어 더욱 심기일전 단결력이 필요하다.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인공위성이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 우주 속으로 날아 가려면 초속 8㎞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 그 이상의 속도를 내지 못하면 계속해서 땅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산업 혁신을 위한 노력도 이러한 임계 수준의 힘이 결집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극소수의 온전한 희생이 온 세상의 밝은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IT인들이 더욱 힘을 합쳐야 한다. 특히 열정을 가진 유능한 IT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4월 22일 정보통신의 날 행사를 정부 관련부처가 합동으로 개최한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산행이 IT인들이 하나로 뭉쳐 국가 발전의 견인차가 되는 계기가 됐다. 산업 혁신과 국가발전을 위해 민관학의 힘을 강하게 결집하고, 창조적 소수의 고귀한 열정을 이끌어내는 시작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IT리더들의 가슴에 재도약을 향한 열정의 불을 지핀 날이었다.

김현수 한국IT서비스학회장,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hskim@kookmin.ac.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