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풍력발전 시스템 제조 및 부품업체가 모여 ‘풍력산업협회’를 발족했다. 국내 풍력산업의 부품 및 완성품 업체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동국S&C·한신에너지·태웅 등 30여 업체가 가입해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에는 태양광산업협회가 정식 인가를 받으면서 공식 출범했다. 이들 협회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신재생에너지협회 회원사다. 기존 신재생에너지협회 태양광협의회와 풍력협의회가 따로 살림을 차린 형태다. 마치 인큐베이터처럼 산업이나 시장이 성장하는 족족 전문 협회를 차려 나간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협회의 근간인 태양광과 풍력 업계가 빠졌다는 데 있다. 태양광의 경우 신재생에너지협회 회원사 370여 개사 중 65%에 달한다. 풍력은 30여 개사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대기업이다. 물론 기존 협의회는 존속한다고 하지만 유명무실해졌다.
주업무도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한다기 보다 관세경감 실적 확인업무와 신재생에너지 시공실적 증명, AS 관리 등만이 남았다.
협회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위 돈 많이 내는 회원들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태양광산업협회 회장사이면서 신재생에너지협회와 풍력산업협회에도 가입돼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회비가 달라지는 만큼 신재생에너지협회도 회원 탈퇴 여부에 대해 두고봐야 알 것 같다는 입장이다. 이를 관장하는 지식경제부는 전문협회 설립을 반기는 분위기다. 대신 신재생에너지협회가 이들을 조율하는 상위개념의 협회로 가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67년 출범한 섬유산업연합회가 있다. 특이하게 협단체가 회원이다. 회비는 없다. 대신 섬유의 날 제정, 대한민국섬유교역전 등 관련 업계를 아우르는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업계도 주도한다. 섬유산업이 쇠락의 길을 걸어도 협회는 건재한 이유다.
신재생에너지협회가 출범한 지 10년째다. 그간 산업은 급격히 확대됐지만 업계를 대표해온 협회의 입지는 좁아졌다. 사소취대(捨小取大), 선택은 협회의 몫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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