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3D 칩이 신성장동력"

 팹리스 업계가 3차원(D) 디스플레이용 칩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 선점을 노린다. 3D영화 ‘아바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3D 콘텐츠가 연이어 대히트를 하고 세트업체도 이에 맞춰 3DTV·노트북·휴대폰 등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속속 출시하는 데 따른 전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넥서스칩스·이시티 등 팹리스 업체는 기존 사업 분야에 3D 기술을 접목, 3D 관련 칩을 출시하고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3D 그래픽 가속칩 시장은 엔비디아·AMD 등 전통적인 외국계 그래픽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넥서스칩스(대표 김학근)는 최근 국내 최초로 영상이 밖으로 튀어 나오게 보이는 3D 그래픽 가속칩을 출시, 국내 한 휴대폰 업체에 공급했다.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면 입체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고화질의 3D 화면을 볼 수 있다. 이로써 지난해 매출 1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이미 모바일 입체3D 가속 처리와 관련해 국내를 비롯, 미국·일본·중국·유럽 등지에서 특허를 등록했다. 김학근 사장은 “원천 기술을 확보해 앞으로 다가오게 될 모바일 3D기기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시티(대표 정태섭)도 최근 SK텔레콤과 공동으로 2D 화면을 3D로 변환하는 칩을 개발, 국내 한 세트업체에 공급했다. 최근 ‘스테레오스코픽 비디오 AF’ 국제 표준 채택 회의에서 대학·정부출연연·대기업과 공동으로 3D 표준을 제정하는 데도 일조했다. 정태섭 사장은 “지난 6년간 3D 칩을 개발해 왔는데, 드디어 우리 기술이 빛을 보게 됐다”며 “지난해까지 실적이 미미했지만 올해는 4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화면 내에서 3D 영상을 구현하는 칩들도 강세다.

 코아로직(대표 서광벽)은 최근 들어 지난해 선보인 3D 사용자환경(UI) 지원 솔루션 양산에 들어갔다. 3D UI는 퀄컴의 고가 베이스밴드칩에서는 구현되지만 보급형 휴대폰에서는 지원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 칩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3D 환경을 일반 피처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이 신규 출시하는 음성·동영상 재생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도 3D 영상 재생을 지원하는 기술이 구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3D 기능이 급부상하면서 3D 칩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상했다”며 “엔비디아 등 기존 기업이 강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국내 기업도 충분히 승부를 걸 만하다”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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