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의 대량 리콜 조치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2일 파워스티어링 작동 결함을 이유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판매 중인 시보레 및 폰티악 브랜드 소형차 130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GM이 자체적으로 밝힌 결함 내용은 주행하는 데 안전상의 문제는 없지만, 저속으로 운행할 경우 핸들 조종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리콜 결정은 GM이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고 재기를 노리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영업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GM이 구조조정 이후 주력하기 시작한 소형차 제품이 이번 리콜의 주요 대상이 됐다는 점도 악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부정적인 측면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GM이 발빠르게 리콜을 결정한 것은 역시 도요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기민한 대응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1월부터 터져나온 대량 리콜 사태로 미국 국회의 청문회까지 겪고 있는 와중에 지난해 가을부터 미국과 일본 등에서 판매된 차량 160만대를 외부에는 알리지 않은 채 수리해주는 방식으로 덮어온 사실이 2일 뒤늦게 드러나 다시 뭇매를 맞고 있다.
사실 그간 도요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웬만한 품질 문제나 소비자 불만을 거의 이런 식으로 처리해왔다는 점에서 ‘제2의 도요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모든 업체들이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요타를 타산지석으로 삼은 다른 업체들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작은 결함이라도 확인될 경우 자발적으로 리콜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도요타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뒷바퀴 베어링 결함을 이유로 각각 19만대, 2만대를 리콜했다.
푸조 시트로앵도 도요타와 합작으로 체코에 설립한 공장에서 생산한 일부 모델을 지난달 초 브라질에서 1만4천대가량 리콜했다.
혼다도 지난 1월 윈도 결함으로 전 세계에서 64만6천대를 리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에어백 결함을 이유로 어코드, 시빅 등 43만7천대를 리콜했다.
이어 에어컨 장치 결함이 발견된 스즈키 자동차는 자사와 마쓰다 브랜드로 일본 내에서 판매된 소형밴 43만대를 리콜했으며, 닛산은 전기선 연결 문제를 이유로 7만8천여대를 리콜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지난달 말 미국에서 신형 쏘나타의 도어 잠금장치 결함이 지적되면서 국내 생산분까지 포함해 4만7천여대를 리콜하기로 했으며, 미국으로 수출된 투싼ix 500여대에 대해서도 조수석 에어백 자동오류로 리콜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리콜 도미노 현상은 세계 자동차 회사들을 떨게 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많은 기계.전자 부품들의 복합체인 자동차 제품의 특성상 소비자들은 그간 자신이 구매한 자동차의 어떤 결함을 발견해도 생산업체에 맞서 그것을 설명하거나 입증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자가 운전자 김형철(38) 씨는 “자동차의 경우 대기업들이 가진 자본과 영향력에 비해 소비자들의 권익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도요타 사태 이후 자동차 회사들이 소비자들의 지적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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