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이 반도체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해 올해 부채 규모를 대폭 낮추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든 뒤 내년부터 반도체 사업 정상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하이텍은 농업부문 분사, 동부메탈 상장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을 마련, 현재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4000억원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농업부문 분사 예정일은 현재 확정하지 않았지만 7∼8월께를 잠정 계획하고 있다”며 “분사 작업이 끝나면 곧바로 지분매각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하이텍 농업부문은 농약과 비료 등으로 나뉘어 있다. 동부의 농업부문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인도 등에 수출을 하고 있는 동부그룹내 ‘알짜’ 계열 사업으로 연 매출액이 1조원에 달한다. 반도체 부문 강화를 선택한 동부그룹은 농업부문 분사 및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반도체 부문의 독자생존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부는 농업부문 분사 외에도 또 다른 계열사인 동부메탈 상장을 통한 잔여지분 매각을 추진, 총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를 통해 현재 1조4000억원 수준인 부채를 4000억원으로 줄일 예정이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면 연간 2000억원 이상이었던 금융비용이 500억원 이하로 크게 줄어 들어 반도체 사업 정상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한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반도체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다. 지난해 동부하이텍 1차 구조조정 성격으로 5000억원을 사재 출연한 바 있는 김 회장은 “동부하이텍이 추진 중인 아날로그 반도체 사업이 국가적으로 육성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동부하이텍은 그룹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방침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아날로그 기술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30∼40% 수준인 아날로그 제품 비중을 연내 50~60%로 높일 계획이다. 특히 최근 라인 가동률이 거의 풀캐파에 육박하는 등 시장 호전에 따른 수혜도 톡톡히 보고 있다. 동부하이텍 측은 “사업 구조 개선, 부채 절감 등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 흑자 전환을 장담할 순 없지만 내년 상당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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