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조선 경쟁력 IT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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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인 한국의 조선산업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조선 경쟁력은 선박전자(선박IT)산업의 육성 여부에 달렸다’는 연구 보고가 나와 관심이다. 또 선박전자를 조선기자재산업이 아닌 별도의 첨단 산업군으로 분리·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김규철)이 최근 한국선박전자산업진흥협회(회장 김은봉 한국CMR 대표)에 의뢰해 내놓은 ‘선박전자산업 구조조사 및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선업이 세계 1위 경쟁력을 유지·확대시켜 나가려면 조선업의 배후산업인 조선기재자, 이중에서도 조선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하는 ‘선박IT’ 분야를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세계 조선업은 신에너지 사용, 레저·특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요 증대와 IMO(국제해사기구)의 전자항법체계(E-Navigation) 도입에 따른 표준화 설계 등 선박 운항 전반에 걸쳐 첨단 기술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똑똑한 배’ 스마트쉽과 ‘똑똑한 조선소’ 디지털쉽 야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세계 무역의 98% 이상을 처리해야하는 엄청난 선박 교통량과 이에 따른 선박 대형화, 고속화, 그리고 첨단화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업 전체에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선박전자산업의 위상에 주목하라고 지적했다. 선박전자를 기존 조선기자재(기계와 자재)산업의 틀에서 분리해 독립된 첨단 산업군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미 미국과 영국, 일본 등이 정부차원에서 선박전자산업을 별도로 분류해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각 국의 선박전자협회는 국제선박전자협회(IMEA)를 결성해 국제 표준화 등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며, 선박전자 투자를 소홀히 할 경우 조선대국의 위상을 잃을 우려가 클 것으로 봤다.

 장철순 신동디지텍 대표는 “해양 선진국은 E내비게이션 시대에 대비해 산학연관이 똘똘뭉쳐 선박전자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육상에서 사용하는 통신기기나 전기전자 제품을 선박에 탑재하면 선박용 IT제품이 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나라가 조선 제1국이 된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선박전기전자 산업은 여전히 영세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유영호 한국해양대 교수는 “선박전자 및 IT융합 기자재는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산업으로 엔진, 항해통신, 갑판기계류 등 사용처에 따라 특성이 다 달라 어느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전체를 파악할 수 없다”며 “항해통신장비분야, 선박제어계측자동화분야, 조선해양IT융합소프트웨어 분야 등 선박전자의 세부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