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각 추가 연장에도 ‘불발’

하이닉스 매각이 추가 접수 연장에도 불구하고 끝내 불발됐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은 접수 마감인 12일 오후 3시까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작년 11월 효성의 인수의향서 철회 후 곧바로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작업을 실시하고 지난달 29일까지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지만 기업들에게 검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이달 12일까지 2주 연장한 바 있다. 하지만 연장 기간에도 인수를 희망하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두 번에 걸친 매각 작업이 모두 무산됨에 따라 채권단은 하이닉스 매각을 잠정 중단하고 지분 일부를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외환은행 측은 매각 자문사의 분석을 빌려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 있는 잠재매수자들은 막대한 인수자금 및 설비투자 등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구주 인수 분량보다 신주 인수 분량 비율을 더 높이는 인수구조를 선호하고 있다”며 “주주단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 최소 지분으로 국내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28.1% 중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 15%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각하겠다는 뜻이다.

채권단은 지분 일부 매각에 따른 적대적 M&A 가능성은 기우일 뿐이라며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각 자문사 관계자는 “채권단 지분 일부 매각에 대해 시장에서는 적대적 M&A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주주단이 일부 지분을 매각한 후에도 남은 잔여지분(15% 이상)은 지배 대주주가 없는 포스코나 KT보다 많은 것”이라며 “국내 주요 계열기업들의 지배구조를 보더라도 충분히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역시 “금융기관이 보유한 채권규모가 4조원에 달하고 하이닉스 인수자금도 4조~5조원에 이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적대적 M&A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닉스 채권단은 매각 실패에 따라 지분 일부를 처분하지만 잔여 지분에 대한 전략적 투자자 찾기는 계속 하겠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 측은 “매각 공고문에 밝혔듯이 향후에도 하이닉스에 관심 있는 기업의 인수의향서 접수는 언제든지 상호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각이 불발된 하이닉스는 이사회 중심의 경영 방식이 도입될 전망이다.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 견제와 균형을 통해 안정적인 경영구조 및 지배구조 체제를 정착시킬 것으로 보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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