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제통합보다 시장자율 `무게`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이통 3사 010번호 전환율 스마트폰 열풍으로 010 이동통신가입자가 이달 80%를 넘는다. 80% 이상 전환에 맞춰 모든 이동전화 번호를 010으로 강제로 통합하려던 정부는 상반기 번호통합 정책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단 시장 자율에 따른 자연전환 방식이 유력하다. 시장 자율에 맡기게 되면 완전전환 시점은 오는 2012년 3분기가 유력시된다.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매달 1%포인트 안팎의 증가율을 보이는 통계 추이와 최근의 스마트폰 붐을 고려할 때 이달 010 가입자가 8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1월말 현재 010 이동통신 가입자 비율은 79.4%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010 번호통합은 010 번호가 80%에 도달하면 본격 검토하기로 했던 만큼, 80%가 넘는 이달부터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공청회 등도 거쳐 상반기에는 정책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번호통합은 소비자와 사업자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이어서 여러 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직 안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010 번호통합은 시장 자율에 의한 자연전환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010 번호통합 및 중장기 번호자원관리 방안 연구’에 따르면, 정부에 의한 일괄 통합은 당사자의 권익침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며, 법적 분쟁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KISDI는 시장 자율에 의한 번호통합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다만, 이 같은 자율 통합을 위해 이통사의 2G 서비스 종료 유인 시점(각 사업자의 2G 서비스 수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때) 후에도 식별번호 자연전환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일어나야 한다.
문제는 2G 서비스 종료 유인이 발생하기도 전에 자연 전환 속도가 급감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완전통합이 자연스레 이뤄지기를 기다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 정책 당국의 결단이 요구된다.
KISDI가 010 번호 전환율을 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12년 3분기부터 전환 증가율이 1%포인트 미만으로 떨어진다. 이 시기는 ‘011’ 등 01X 번호의 충성도(로열티)가 가장 높은 SK텔레콤의 3G 가입자율이 90%를 넘고, 2G 이용자 수는 240만명 이하로 감소될 것으로 관측됐다. 방통위와 이통 3사가 자연전환을 유도하면서도, 효과적 전면 전환에 나설 수 있는 최적기로 ‘2012년 3분기’가 꼽히는 이유다.
KISDI는 “자율 전환의 관건은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번호 전환 참여율 제고”라며 “방통위는 번호통합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사업자 역시 번호변경 관련 서비스를 더욱 강도 높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KISDI가 이용자 성향을 조사한 결과, ‘번호를 바꾸지 않겠다’고 응답한 이용자 대부분(약 90%)은 ‘사업자나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에 따라 바꿀 수도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업계 검토 중인 ‘3세대(G) 이통 가입자 대상 01X 번호 표시 부가서비스’와 ‘번호변경 안내 서비스’의 무기한 무상 실시 등 더욱 전향적인 이용자 혜택 제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규호·류경동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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