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터 시장에도 3D 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입체 조형물을 단시간에 복제하는 3D 프린터의 가격대가 크게 낮아지면서 제조현장에서의 활용이 늘고 있다. 3D 프린터는 3D 모델링 데이터에서 바로 3차원 플라스틱 모형을 제작해준다. 시제품 디자인 및 기능을 미리 점검할수 있어 제작 과정을 크게 단축시키는 효과가 크다. 최근에는 3D 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 시제품을 후가공 처리해 곧바로 제품생산에 적용시키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HP는 지난달 3D 프린터 전문업체 스트라시스와 손잡고 자사 최초의 3D 프린터 장비를 전격 출시했다. HP가 선보인 3D 프린터는 사무실에서 쓰기 적당한 데스크톱 형태이며 대당 1만5000달러로 유사한 타사 보급형 모델의 절반 가격에 불과하다. HP는 회사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프린터 시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종이 대신 3D 입체모형을 출력하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3D 프린터를 값싸게 보급하면 프린터 잉크에 해당하는 값비싼 경화수지 판매로 커다란 수익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말께 국내 시판이 예상되는 HP의 보급형 3D 프린터에 대해 외국계 수입업체들은 오히려 반기는 입장이다.
지난해 3D 프린터 내수시장은 약 140대. 자동차와 조선, 전자분야 대기업과 연구소가 시장 수요 90%를 차지하고 있다. HP의 시장 진입은 보급형 3D 프린터의 대중화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종이 대신 입체조형물을 찍어내는 3D 프린팅 기술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독일제 3D 프린터를 판매하는 허윤성 한국아카이브 차장은 “최근 신발제조, 의료 모델링, 애니메이션 등 중소업체에서 3D프린터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HP가 기존 프린터의 후속시장으로 적극적 마케팅을 펼친다면 훨씬 많은 중소업체들도 3D프린터로 시제품 제작 및 소량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다품종 소량생산은 금형제조가 필요없이 3D 프린터가 대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 전문기업 가트너는 향후 IT를 바꿀 10가지 트렌드로 3D프린터 기술을 지목한 바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