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배터리보다 성능이 3∼10배 뛰어난 금속공기배터리 실용화를 위한 R&D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속공기배터리는 아연, 알루미늄, 리튬 등을 공기 중 산소와 결합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차세대 2차전지다. 배터리 내부에 화학산화제 대신 안정된 금속이 들어가기 때문에 폭발, 화재 염려가 없고 기존 2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다. 휴대폰, 노트북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중량당 에너지가 약 140Wh/㎏, 아연 소재로 만든 금속연료전지의 경우 350Wh/㎏이 넘는다. 특히 리튬공기배터리는 기존 휴대폰 배터리보다 무려 10배나 에너지 밀도가 높아 가솔린과 맞먹는 효율성을 발휘하며 배터리 부피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전기차 보급의 최대 장애요소인 100㎞ 남짓 달리는 짧은 주행거리의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 독일 등은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전기차 동력원으로 금속공기배터리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서도 금속공기배터리의 실용화를 겨냥한 R&D프로젝트가 하반기부터 봇물이 터질 전망이다. 우선 자동차부품연구원(원장 이기섭)은 올해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에너지밀도가 가장 높은 리튬공기배터리 R&D과제에 약 200억원을 투입하는 기획안을 지경부에 제출한 상황이다. 리튬공기배터리는 지난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이 세상을 바꿀 5가지 에너지원으로,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유태환)도 ‘미래를 바꿀 10대 유망 전기기술’로 선정한 바 있어 관련 프로젝트 추진은 거의 확정적이다. 국방분야도 녹색기술 바람으로 타고 금속공기배터리의 실용화가 적극 추진된다. 지난달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무인항공기에 탑재할 28억원 규모의 ‘소형금속연료전기기술’개발사업을 정식으로 공고했다. ADD는 1㎏ 미만의 소형 금속공기배터리가 개발되면 전동식 무인항공기의 체공시간이 지금보다 2∼3배 늘고 여타 휴대형 군수장비의 비상전원으로 활용하길 기대하고 있다.
화성의 배터리 벤처업체 미트(대표 백동수)는 아연공기배터리의 시제품(사진)을 완성하고 한국과 미국 국방부에 납품한데 이어 새해는 민수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우선 전기버스나 노상전차와 같은 공공교통 시장을 겨냥한 대형 아연공기배터리의 필드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EMW에너지(대표 류병훈)도 자체 개발한 아연공기배터리를 미 국방부에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의 아연공기 배터리는 기존 군용 배터리보다 수명이 4∼5배 길어서 군용 통신장비에 최적의 사양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동수 미트 사장은 “금속공기전지는 미래 전기차 충전인프라의 판도를 뒤흔들만한 잠재력이 있다”며 “리튬이온배터리의 우위에 자만하지 말고 한국도 차세대 금속공기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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