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내시경, 어디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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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동상의 안전점검에 활용된 첨단 내시경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2일 오후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의 보수 관리를 위해 약 4시간에 걸쳐 동상에 대한 내시경 검사를 벌였다. 안전관리 전문가들은 동상의 뒤쪽 양측 어깨 부위와 다리 하단부 3곳에 지름 2㎝의 구멍을 뚫고 내부를 샅샅이 촬영하면서 손상정도를 확인했다. 이번 검사에 사용된 내시경 장비는 의료용이 아니라 미국 GE가 만든 최고급 산업용 내시경(모델명 XLG3)이다. 내시경의 두께는 6.2㎜, 44만 픽셀의 고화질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원격에서 머리부분을 360도 자유롭게 구부리고 특수조명과 다양한 작업도구 장착이 가능하다. 발전소 터빈과 같이 정교한 기계부품 사이로 산업용 내시경을 집어넣으면 장비의 이상유무를 분해하지 않고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대당 8000만원의 고가장비인데도 국내 산업용 내시경 수요는 꾸준히 늘어 원자력, 화력발전소, 석유화학공장, 항공업계 등에서 비파괴 검사를 위해서 대부분 한 대씩 비치하고 있다. 이날 이순신 장군동상이 받은 내시경 검사비용은 하루 장비임대료만 250만∼300만원으로 사람이 받는 위내시경 검사료(1만8000원)보다 줄잡아 150배는 비싸다.

 서울시로부터 이순신 장군 동상의 안전진단을 의뢰받은 삼림엔지니어링 측은 “내시경 촬영결과 동상 내부에서 일부 부식이 진행된 상황을 확인했다. 전문가 회의를 거쳐서 동상의 유지관리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내시경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동상내부에 녹이 슬고 접합부위에 제대로 용접이 안된 부분, 표면이 떨어져 나간 흔적 등을 발견하여 동상의 보수가 필요하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지난 1960년대 이순신 동상 제작 당시는 청동의 주자재가 충분치 못하여 동상내부의 부식이 빨리 진행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이날 촬영된 이순신 장군 동상의 내시경 영상은 DVD로 제작돼 보수공사에 활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향후 직접 관리하는 동상 53개에 대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시경 전문업체 삼호K.I.T(대표 유병선) 관계자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이순신 장군 동상의 유지보수에 참여해 뿌듯하다. 비파괴 검사를 위한 내시경 기술의 활용범위는 자동차엔진에서 동상, 전자제품까지 넓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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