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신년특집] 벤처캐피털의 든든한 후원자 모태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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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처캐피털의 든든한 후원자 모태펀드

 지난해 1∼3분기 미국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83억7500만달러로 전년도인 2008년의 286억500만달러에 비해 3분의1도 안된다. 2008년은 전년도인 2007년에 비해 70억달러 이상 줄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위축이다. 2008년 몰아닥친 금융위기 여파다. 자금이 대거 안전자산으로 쏠리자 위험자산(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에 돈이 몰리지 않고 이 때문에 펀드 기근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반면 한국은 다르다. 2008년 벤처펀드 결성규모는 1조900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000억원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해도 3분기까지 7619억원으로 2008년 전체의 4분의 3 수준을 나타냈다. 10월까지 결성규모는 1조391억원으로 이미 2008년 수준에 육박했다. 10월까지의 집계 결과만을 볼 때 올해 전체 벤처펀드 결성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에 금융위기 속에서 벤처펀드 결성이 활기를 띤 이유는 정부 모태펀드에 있다. 지난해 모태펀드의 활약은 대단했다. 모태펀드가 정부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크게 기여한다는 평가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 지난해 모태펀드 조성에 투입된 정부 자금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 총 3650억원이다. 2005년 이후 가장 큰 규모며 2008년 800억원에 비해 4배나 늘었다.

 이 모태펀드 자금이 벤처펀드 결성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금액기준으로 지난해 1∼3분기 출범한 벤처펀드 가운데 모태펀드가 투자한 비중은 무려 90%에 달한다. 10개 벤처펀드 가운데 9개가 모태펀드 지원으로 결성된 셈이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모태펀드가 없었다면 이들의 상당수는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태펀드는 여러 순효과를 발휘한다. 민간과 기관이 벤처펀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정부가 나서는 만큼 신뢰도가 확보되기 때문이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의 부도덕함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정부 위탁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철저히 심사를 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모태펀드 지원으로 지난해 결성된 1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들이 올해 여러 정책적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 대부분은 초기기업, 녹색기업 등 특수목적을 두고 있다. 이들 분야와 산업에 정부 벤처펀드 자금이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업계 관심이 높아질 것이고 이는 성공 벤처기업이 다수 등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모태펀드 지원으로 결성된 벤처펀드가 한국 제2 벤처 붐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또 정부는 2012년까지 모태펀드와 민간자금을 통해 3조5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창업기업, IT, 녹색과 신성장산업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벤처캐피털업계는 매우 환영했다. 자금 조달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집중적으로 정부가 관심을 가질 분야를 파악했다. 이는 벤처캐피털업계의 투자 방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태펀드와 모태펀드 투자를 받아 결성된 벤처펀드가 함께 발휘할 진정한 시너지 효과는 바로 차세대 먹거리 등장이다. 모태펀드가 투자한 벤처펀드 그리고 이 펀드가 투자한 벤처가 성공한다면 다시 벤처펀드와 모태펀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며, 이는 또 다른 투자로 이어진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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