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칼럼] Goodbye Wires!

 모든 에너지는 전기, 전력으로 수렴된다. 무슨 말인고 하니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하건 종국에는 다 전기로 바꿔 사람들이 사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신재생에너지도 그렇고, 원자력도 그렇다. 현대의 모든 기구, 기기, 시스템은 전기에 의존하고 있다. 전기, 전력이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잘만 다루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에너지가 바로 전기지만 사실 불편한 점도 있다. 대량의 전기는 저장할 수 없으며 그 때문에 전기를 어딘가로 전달해야 할 필요가 반드시 생기지만 무선으로 전기를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불편함은 수십년간 전기, 전력과 관련된 정설로 받아들여져왔다.

 그러나 최근 이 정설이 깨져가고 있다. 우선 수십메가와트(㎿)에 이르는 전기저장 시설이 개발되고 있어 일부 업계 전문가들은 2010년에는 25㎿의 전기를 저장하고 2020년에는 무려 1GW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기도 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무선으로 전기를 송신하는 시스템 개발의 초기 성과가 발표되고 있어 ‘전선 없는 미래’에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와이트리시티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무선전기전송시스템으로 랩톱이나 휴대폰과 같은 일련의 전자제품을 무선으로 충전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전기장이 자기장이라는 점을 이용해 특정 주파수에 공명(resonance)하는 안테나를 전송하는 쪽과 전달받는 쪽에 설치해 자기장을 이동시킴으로써 전기도 저절로 따라 가도록 하는 원리다. 높은 소리를 내면 그 주파수에 공명하는 와인잔이 깨지는 원리와 비슷하다. 게다가 그 때문에 그 주파수에 공명하지 않는 물체에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향후 2∼3년이면 실용화할 수 있다고 하니 그 결과가 자못 흥미진진하다.

 물론 무선전기전송을 연구하는 건 이 회사뿐만이 아니다. 인텔도 와이트리시티와 비슷한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있으며 레이저 등을 활용해 전기, 에너지를 전송하는 일련의 연구그룹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건 전선 없는 세상, 와이어리스 월드(Wireless World)다. 수십, 수백, 수천㎞에 걸쳐 건설되는 전선과 매년 수백억개의 폐기물이 발생하는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다. 수조, 수십조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어디서나 에너지 전송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게다가 이런 기술을 활용한 수 많은 다른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도 있다. 와이트리시티의 사장은 개밥그릇을 무선전기로 데우자고 제안한 회사의 아이디어에 매료돼 있다는데, 재미있지 않은가.

 차원용 아스팩미래기술경영연구소장 wycha@StudyBusin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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