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사이버대학원 설치 인가가 결국 엄격한 질적 평가 기준으로 인해 6개 신청 학교 중 단 한 곳만이 심사를 통과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얻었다.
교과부는 신청 대학의 교과 과정이나 재정 여건이 부실하다는 점을 주요 탈락 원인으로 꼽았으나 신청 대학들은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년간 준비해온 사이버대학원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9일 2010학년도 사이버대학 특수대학원으로 한양사이버대학 한 곳에만 경영대학원, 휴먼서비스대학원, 부동산대학원의 설치를 인가한다고 발표했다. 사이버대학원 인가에 신청서를 낸 곳은 총 6개 사이버대학으로 나머지 5개 학교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당초 최소 2∼3곳의 신청 대학이 심사를 통과할 것이라는 원격대학들의 예상과도 완전히 어긋나는 결과다.
사이버대학설립심사위원회(위원장 박은우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학장)는 지난 3개월간 6개 사이버대학이 제출한 설치인가신청서의 서면심사, 현지조사를 벌이고 심의회의 등을 열었다.
교과부에 따르면 최소요건에 관한 심사인 1단계 심사는 6개 신청 대학이 모두 통과했으나 질적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2단계 종합 심사에서는 5개 대학이 총점 850점 중 80%인 680점을 획득해야 하는 합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탈락 학교 5곳 중 620점 이하가 3곳이며, 이 중 한 곳은 600점 이하의 낮은 점수를 얻었다.
염기성 교과부 원격지원팀장은 이에 대해 “평가 영역 중 교과 과정, 재정 여건 등이 특히 부족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며 “법에 따라 내년에 다시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청 대학을 비롯한 원격대학들은 이러한 결과를 놓고 최악의 상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한국원격대학협의회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는 등 향후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김영철 원대협 사무국장은 “신청 대학들은 심사위가 다소 자의적인 질적 평가 기준에 따라 현실에 어긋난 부당한 결론을 내렸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라면서 “내년 재신청을 위해서라도 원격대학의 공식 견해를 수렴해 교과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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