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와 격차 더 크게”...하이닉스 내년 1.5조+α 설비투자

 ‘치킨게임’ 승자대열에 합류한 하이닉스의 내년도 투자 윤곽이 드러났다.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이기 위해 하이닉스는 내년 최소 1조5000억원을 설비투자키로 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대표 김종갑)는 내년 설비 증설보다는 기존 장비들을 업그레이드하는데 집중하기로 큰 방향을 잡고 현재 주주단과 세부 내용들을 협의하고 있다. 김종갑 사장은 “지난 23일 막 (협의를) 시작해 내년 투자계획이 최종 결정되진 않았지만 내년 설비투자에는 최소 1조5000억원이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대부분은 하이닉스가 확실한 주도권을 잡은 D램 공정 전환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현재 상당량이 남아 있는 66나노 설비들을 내년에 44나노로 전환하는데 쓰인다. 하이닉스 내 주력 상품인 54나노 D램 비중이 연말이면 60%까지 올라서기 때문에 그 다음 단계인 44나노 공정을 적극 도입, 후발주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확대하려는 의도다.

미세공정을 도입하면 동일 웨이퍼로부터 얻는 칩 수가 늘어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현재 40나노대 공정을 도입한 기업은 전 세계 삼성전자뿐이며 하이닉스 외 해외 다른 경쟁사들은 60나노대에 머물러 있다.

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낸드 플래시에 대한 투자도 예정하고 있다. 설비 보완 중심의 D램과 달리 낸드 플래시는 증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단 낸드 투자 규모는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하고 있는 32나노 제품의 결과를 보고 난 뒤 정하기로 해 내년도 총 투자는 ‘1조5000억원 플러스 알파(+α)’가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는 현재의 현금 유동성을 유지해 내년 채무도 줄이고 투자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하이닉스는 2007년 3분기 이후 8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2조1180억원의 매출과 209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2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분기 211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순이익도 246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580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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