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세상을 바꾸는 힘, 뉴IT-MB정부 IT정책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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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 현장 가장 가까이서 뛰고 있는 사람이 바로 프로젝트 디렉터(PD)들이다. IT정책 실행의 최전선에 선 것이다. 이들이 IT정책에 던지는 화두는 산업현장과 정부 모두에 피같이 절실한 것들이다. 제대로된 연구개발(R&D) 정책을 펴고, 산업계에 힘이 돌도록 하는 핵심 역할이 이들에게 주어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뒤 1년 6개월여의 IT 정책 집행 과정과 앞으로의 방향을 6개 분야 담당PD들과 함께 짚어봤다.

 ◆소프트웨어(SW)-박재득 PD

기존 산업의 융복합화와 고도화의 핵심 동인이자 촉매로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IT코리아 5대 전략 중 최대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이 영세한 SW기업들이 처한 현재의 악순환 구조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다각적인 동시 지원이 필요하다. 기술혁신 및 기술의 연구개발(R&D)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시장에 먹힐 수 있는 기술개발 지원은 물론, 미래시장의 기술 경제적 파급효과를 감안한 중장기의 기술로드맵을 산·학·연 협력 하에 작성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에 기반한 미래예측을 통해 ‘한 세대를 앞서 나가 신규 시장을 선점하고 시장파급 효과가 큰’ SW 원천기술을 조기에 발굴하고 보급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해외 원천기술에 대한 의존도 완화를 위해, 원천기술에 대한 SW R&D 재원의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SW R&D 주체 유형별로 역할을 명확히하고 상시적 협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 선진 연구기관들과의 공동연구를 적극 추진하여 조기에 유망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기술-제품-시장간 연계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계속과제를 점검하여 과제를 중단, 수정, 병합하거나, 긴요한 중대형 신규 기술을 수시로 발굴해야 한다.

◆차세대 이동통신 및 방송- 이현우·김대진 PD

이동통신업계 차원에선 과도하게 쏟아부어지는 마케팅 투자비를 설비 및 기술 투자로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말기 부문에선 모뎀 등 핵심 부품 및 모바일 OS, 모바일 풀브라우저 등 스마트폰 용 솔루션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밸리체인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계측시험시스템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계측시험시스템 시장을 우리 기술로 확보하면 기술집약적 특성상 전후방 효과가 크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과 계속 연계되는 점도 매력적이다.

 방송융합 쪽에선 올 하반기 DTV 산업 원천기술 개발 내년도 사업 기획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도에 뜰 수 있는 서비스 하나 마련하는게 목표다.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약간은 성숙돼 있는 3D 방송을 잘 기획해서 나간다면 3D 방송 서비스 및 관련 산업이 동시에 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3D방송은 기기나 산업이 먼저 가고 있지만, 서비스 영역이 못따라오고 있다. 방송융합 영역에서 기술 규격은 상당히 전진했으나, 아직 상용화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기술의 문제라기 보다는 비싼 통신용 스펙트럼의 속성으로 인해 이것을 방송용으로 활용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적절하지 않은데 기인한다.

◆그린IT-임철수·윤명현 PD

홈네트워크/정보가전 PD 및 차세대컴퓨팅 PD를 중심으로 정부의 그린IT 정책을 R&D 사업에 반영하고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R&D 전주기 관리 및 산업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홈네트워크/정보가전 분야에서는 내년도 중점 추진 항목으로 그린 홈 분야를 선정해 가정용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분산전력망 등과 연계한 홈네트워크/정보가전 기술,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 관련 기술, 재택근무 및 원격교육을 위한 핵심IT기술 등의 연구개발 및 그린IT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가정내에 DC전원을 통해 에너지효율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DC홈 구축도 장기적인 정책으로 검토하고 있다.

 차세대컴퓨팅분야에서는 ‘전기먹는 하마’로 불리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전력사용량을 2013년까지 30% 절감하고, IDC 관련 국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IDC그린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린 IDC 테스트베드 구축, 그린웨어기술 개발, 인증제 도입 등을 추진중이며 아울러 다음달부터는 작은 IDC 규모로 전력소모량이 많은 PC방의 그린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 IT융합- 한만철 PD

개별 산업의 단선적인 혁신으로는 신시장 창출과 기술진화에 한계가 있으며 이미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통산업과 IT 융합은 전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았다.

 이미 수년 전부터 융합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 융합 기술개발 과제를 벌여 왔으나, 각 산업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는데 그쳤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과 함께 이전과는 달리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부터 전산업 IT 융합 확산을 위해 IT융합포럼이 운영되고 있다. 자동차, 기계, 의료, 조선 등 6개 분야가 가동되고 있다. IT융합을 성공적으로 하려면 양쪽의 사람이 소통하고 교류하고 협력 과제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 사이의 융합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의료는 보건복지부, 국방·항공은 국방부 등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초음속항공기 임베디드시스템 개발을 국방부와 협력하는 것이 그런 예다. 과제를 기획하고 추진할 때는 해당 부처의 사업단이 하고 있는 내용 파악하고, 필요하다면 협의한다. u시티 관련 과제는 행안부· 국토부와 추진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내년쯤이면 가장 빨리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부분은 조선IT로 보고 있다. 내년이면 선박조립용 야드 IT화, 스마트십 모두 굉장히 진전된 융합성과가 나올 것이다.

◆지식정보보안-정수환 PD

전 정부까지는 SW기반의 정보보호산업으로 규정됐었다. 그러다보니 산업 규모 자체도 작고 영세한 구조에 허덕여 왔다. 그러나 새정부가 들어서면서 물리적 보안까지 포함시켜 융합보안산업을 구성했다. 산업적으로 신기원이 열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긍정적 변화다. 최근엔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를 출범시킴으로써 SW, HW까지 모두 포함되는 솔루션· 인프라산업으로 거듭났다.

 얼마전 DDoS 대란으로 관련 R&D는 상황 발생시 대응을 빨리할 수 있는,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지금 대응에 10시간이 걸린다면 자동화할 것은 대폭 자동화하고해서 대응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기술적 진보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 정부 부처 및 각 기관들의 공조도 중요하지만 통신업체, 대응장비 제조업체, 네트워크 장비, 대형 포털이 모두 코디네이션돼 움직일 수 있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화이트 해커를 키우는 것도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해킹을 연습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도 만들어 언제든 연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런 시스템이 있어야 해킹 뿐 아니라 어느 장비가 제대로 대응하는지도 실험할 수 있다. 보안에 어느정도 투자해야하고, 투자에 대해 피해는 어느정도 발생할지 가이드라인이 없다. 기본적인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네트워크(BcN)-김철수 PD

중국 화웨이는 1년 R&D투자비가 2조원에 달한다. 직원이 6만1000여명인데, 그중 연구원이 48%나 된다. 연간 예산 500억 규모인 우리 네트워크산업과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큰 규모다.

 산업구조도 100억원 어치를 팔면 1억원도 안남는 열악한 상황이 고착화돼 있다. 네트워크장비 산업은 풀라인업(통판)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제품으로 풀라인업을 갖추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네트워크시스템용 프로세스를 독자적으로 만들어 제품화하는 것도 시급히 요구된다. 네트워크시스템용 프로세스가 나오면 글로벌 가격싸움에선 상당히 자유로워질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출범한 네트워크장비 연합체 ONA는 풀라인업으로 가기 위한 필수조직이다. ONA를 통해 조달 규격, 조달 일정 등을 중소기업에 정기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이런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앞으로 2년 정도면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른 네트워크장비 생태계를 만들수 있을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반드시 해야 한다. 휴대폰을 세계적으로 잘 만들고 팔수 있는 경쟁력은 네트워크가 없다면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 시험 안하고 제품은 완성되지 않는다. IPTV도 네트워크 없이는 절대 성공하지 못한다. 네트워크는 사회를 구성하는 코어 인프라다.

정리= 이진호기자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