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7주년] 과기·IT특보 특별대담-MB정부의 과학기술·IT정책과 미래 비전

 MB정부의 두 석학을 만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권 인수 후 청와대 조직개편을 하면서 ‘특별보좌관’을 신설했다. 이들로부터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도 구하고 여론도 수렴하겠다는 취지였다. 청와대 창성동 별관에서 만난 이현구 과학기술특별보좌관과 오해석 IT특별보좌관은 현안 파악에 여념이 없었다. 대담이 진행된 지난 15일은 특보로 임명받은 지 채 2주가 안된 시점이었지만 두 특보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철학과 생각을 상당부분 공유하는 듯 했다. 두 특보는 비록 비상근직이지만 7시까지 출근해 밤 늦게 퇴근하는 일상에 벌써 익숙해진 모습이다. 두 특보와의 대담을 통해 전자신문은 MB의 과학 및 IT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엿볼 수 있었다. 두 특보가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과학 및 IT에 대한 현실과 미래 전략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두 석학이 우리나라 과학 및 IT 미래를 위해 제시한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과학이나 IT가 인문, 사회, 다른 분야와 융합돼야 하고 국민과 가까워져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요즘 일과는.

 ◇이현구 과기특보=아침에 출근해 홈페이지를 통해 청와대 일정을 살펴본다. 또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부처 등과 업무를 상의하고 산하기관 등하고도 일정을 정해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국가출연연구소, 대학관계자 등과도 만나서 의견을 듣곤 한다. 내가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기도 하고 하루가 빨리 지나간다.

 ◇오해석 IT특보=집에서 4시30분 정도에 일어난다. 5시반까지 인터넷으로 신문보고 메일 체크하고 대략 7시까지 청와대로 출근한다. 지금은 만남의 연속이다. 점심때도 샌드위치로 떼우면서 정부, 기업, 협회, 정부 산하기관 사람들과 미팅한다. 업계 현안을 듣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 기업들과 협회들을 방문하는 행사는 일주일에 한 두개 정도 마련한다. 정보산업연합회, NHN, 하이닉스 등도 만날 예정이다. 토요일에는 건강을 위해 오전에 꼭 등산을 하고 일요일에도 출근, 일주일을 정리한다. 2주 지났는데 체질이 변하고 있다.

 -과기 쪽에 워낙 오래 하셨으니 MB 정부 정책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이현구=밖에서 볼 때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확하게 알기는 어려웠다. ‘카더라’하는 소문 수준의 얘기도 많다. 와서 보니 소통이 중요하다. 대통령 뜻뿐만 아니라 청와대와 관련부처의 정책 등을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과기계에 첨예한 현안 과제가 몇 개 있다. 지난해는 광우병이 그 예였다면 올해는 신종플루, 사용후 핵연료 등이 매우 민감한 문제다. 식량안보도 중요하다. 나도 과기계의 현안과 의견을 전달하겠지만 청와대 비서진에서 잘 확인해서 파악해야 종합적으로 정리해야할 것 같다. 정확한 정보와 자료가 있어야 정확한 판단기초가 된다. 특보로써 복잡한 과학기술을 간결하게 이해하면서 판단할 수 있게 보좌할 계획이다.

 -가까이서 지켜본 MB는 어떠한가.

 ◇오해석=두 가지가 다른 것 같다. 하나는 경영자를 오래해서인지 현실에 대한 숫자, 통계 등이 정확하다. 그냥 피상적이 아니다. 많이 알고 있고 모든 것을 실적위주로 생각하신다. 두번째는 IT에 대한 애정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특보 임명장을 수여받는 자리에서 대통령은 IT가 산업융합에 정말 중요하고 그래서 IT특보를 새로 임명했다는 말씀을 2번이나 하셨다. ‘제 2의 IT전성시대를 열자’고 하신 것도 IT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신 말이다. 내 역할 중 하나가 지금도 대통령께서 IT에 대해 각별하지만 더 애정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 같다.

 ◇이현구=대통령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경제가 회복 상승추세인데, 그게 안정이 되면 그 다음에는 과기가 이끌어가야 합니다”라고 명시적으로 말씀하실 정도다. 사실 지난해 정부 출범 초기에 교육부와 과기부 통합에 대한 저항이 꽤 있었다. 지금도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 인수위원이나 관계자 말씀이 초중고 교육은 지방에 보내고 입시도 보내고 교과부가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는 부처가 된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그렇게 잘 안됐다. 그런 면에서 아마 대통령도 실망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본뜻을 이해하고 과학기술계가 이해를 가지고 좀 더 기다려보면 어떨까 싶다.

 -최근 미래기획위원회에서 ‘IT 5대 전략’을 발표했는 데 패러다임 변화가 이루어진 건가.

 ◇오해석=그렇게 봐도 될 듯하다.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영원한 힘, IT’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미래기획위가 발표한 내용은 상당히 미래지향적이고 고심 끝에 나온 느낌이다. 나는 거기에다가 통합을 추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융합만 강조하는 것보다는 통합을 통해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그날 회의에서 나는 우린나라 IT 프로젝트에 접목해야 할 부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의 공정관리다. 건설회사는 조감도를 그리고 그대로 진행한다. 우리 IT프로젝트는 이러한 공정관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공정관리 기법이 적용되면 IT프로젝트의 품질 개선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거다. 6층짜리 건물을 짓다가 8층짜리 건물로 고치면서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IT에는 다반사지만.

 -‘IT 5대 미래전략’에도 언급돼 있지만 현 정부의 IT 정책은 뭔가?

 ◇오해석=지난 2007년 전자신문과 정보산업연합회가 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가 ‘디지털 최강국 코리아를 위한 7대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이 MB정부의 IT정책의 근간이다. 나는 이것은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하는 7대 전략, 국민의 기를 충만하게 하는 3대 프로젝트 앞자를 따서 ‘운칠기삼’이라고 부른다. 7대 전략은 △융합 IT를 일류국가 도약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 △SW부문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 △IT 중소벤처기업 육성 △미래형 도시 u시티 건설 △방통융합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 △밝고 건강한 디지털문화 공동체 형성 △IT로 하나되는 한반도 등이다. 3대 프로젝트는 △IPTV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 △통신시장의 규제 완화 및 통신서비스료 인하 △안전하고 공해 없는 IT세상 구현이다. 최근 발표된 미래위 IT발전전략도 이 범주내에 있다고 본다. 고민끝에 내놓은 공약이니만큼 새로운 것을 내놓기 보다는 이를 완성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과기계도 ‘나로호 발사’라는 큰 이벤트가 있었는 데, 나로호 발사를 어떻게 지켜봤나?

 ◇이현구=절반의 실패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나는 성공으로 본다. 발사가 진행되고 1시간 뒤 실패라는 자막이 나올때까지 온 국민의 사기가 얼마나 올랐나. 젊은 학생들에게 준 영향이 대단한 것 같다. 이런 것이 국가의 위상, 과기 측면이 국가 위상과 관련된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 하나의 사례다. 나중에 실패라고 해서 국민들이 실망했지만 오히려 격려하는 분위기였다. 우리 국민의식도 그만큼 올라간 것이다. 그걸 확인한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앞으로 우리 기술로 1단을 만들때 이러한 격려는 큰 힘이 되고 과학기술인 사기도 올라가는 것이다. 나로호 발사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 자료 이런 것들이 다 밑거름이 된다.

 -과기계 내에서 과기계를 바라보는 시각과 현재의 시각은 다를 것 같은데.

 ◇이현구=우리나라 과기계의 큰 문제는 고립돼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자초한 면도 있다. 피동적이고 폐쇄적인 측면이 있다. 정부 지원을 둘러싸고 내부에서 갈등도 적지 않다. 또 논의를 내부에서만 하지 외부와의 연결고리가 없었다. 예전에는 그렇게 해도 무방했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꼈다. 다른 과학과의 융합, 더 나아가 문학, 예술과의 통섭 등이 새로운 움직임으로 부상했다. 과기계는 앞으로는 좀 더 과감하게 외부에서 활동하고 언론접촉도 활발히 해야 한다. 또 사회과학하는 분, 더 나아가 문화예술과 교류하면서 힘도 얻고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 넓히고 국민의 과학화, 과학의 대중화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과기계 밖에서 과기계를 내다보는 시각은 다르다. 과기계는 칼을 쥐고 있고, 칼자루는 다른데서 쥐고 있다. 과기계의 생각을 대통령께 전달하겠지만 밖의 시각도 과기계에 과감없이 전달할 계획이다.

 -IT특보는 이번에 새로 신설됐다. 그만큼 IT업계의 기대도 큰데 포부는?

 ◇오해석=IT업계의 기대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단기, 중기, 장기 플랜을 만들어 일을 할 생각이다. 단기는 우리 IT업계 라이프사이클이 빠르다보니 단기에 성과를 내야하는 것들이다. 2010년까지 해야 할일이다. 그게 꼭 일자리 창출과 연계된다고는 얘기 못해도 IT쪽에서 성과가 있구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중기는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2012년 말까지로 보고 있다.

 e메일 아이디를 IT2012로 수정했다. 장기로는 2020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가 그 사이에 정부들이 해온 것처럼 e코리아, u코리아도 있지만, 적어도 앞으로 10년을 내다보는 소위 영원한 IT강국 코리아를 위한 비전이 무엇일까로 고민하고 있다. 또 적극적인 소통에도 일조할 계획이다. 업계, 협회, 학회, 개인들을 열심히 만나겠다. 정부부처간 코디네이터 역할도 중요할 것 같다. 지경부, 행안부, 방통위, 문화부 등은 물론이고 교과부, u시티 담당 부서인 국토부도 있다. IT는 많은 부처가 함께 해야 하는 만큼 이들간의 조율도 중요하다. IT산업계 파이를 키우는 데 기여하고 싶다. 결국 기업체가 성공해야 한다. 기반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전자 정부 업그레이드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 예를 들면 전자정부 2.0에서 3.0으로 가야한다. 마지막으로 MB정부 역점과제인 녹색성장에 IT를 접목하는 그린 IT에 대해서도 관심갖고 살펴볼 예정이다.

 -과기계의 현안과제 중에 하나가 출연연 개편이다. 지경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 개편방향과 교과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 개편방향이 다른 것 같다. 그에 대한 견해는?

 ◇이현구=아직 구체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기에는 이른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가는 것은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소속은 다르지만 같은 출연연인데 정부에서 동일한 방향을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을 갖고 조율해 가야 한다. 과기계 밖의 시각으로서는 그동안 투자한 만큼 성과가 안 나오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런 시각에 대해서도 교정이 필요하다.

 -현 정부의 최대 아젠다인 녹색성장에 과기계와 IT분야의 역할은?

 ◇이현구=녹색성장이 성과를 내려면 결국 과학기술의 전폭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 벌써부터 일부에서는 녹색성장이 ‘해외근로자, 해외 기업만 좋은 일을 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태양광 분야만 봐도 외국장비 사와서 만든다. 시간이 걸려도 우리가 해야 한다. 과기계에서 전폭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화 과정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 기초과학은 크게 발전하지 못한 반면 응용·산업기술은 단기간에 올라갔다. 외국사람들이 우리 기술자들의 기술흡수, 확산, 더 나가아 효율 높이는 것에 엄청나게 놀랐다. 지금 플랜트 엔지니어링이 굉장히 성업중인 이유다.

 90년대 들어오면서 첨단과학기술로 나갔다. IT산업을 비롯해서. 지금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고 있다. 그러다 녹색성장이 나왔다. 이 녹색성장은 과기계가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보고 있다. 산업화 과정에서 한번 점프했고 녹색성장으로 한번 더 점프하면 우리나라가 순항할 수 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미국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전부 우리가 공급한다. LG화학, 삼성SDI 등이 기술을 갖고 있다. 전기 자동차가 지금은 드물지만 향후 보급이 확대되면 산업구조 자체가 바뀌게 된다. 우리나라에게는 엄청난 기회다. 원자력발전도 우리가 매우 유리하게 돌아간다. 이런 것들을 집중적으로 키워서 세계를 기술적으로 리드할 수 있는 좋은 찬스로 만들어야 한다. 녹색성장을 정치이슈로 치지 말고 과학기술계가 잡아들여서 해야한다. 그런면에서 지금은 도전이면서 엄청난 기회라고 본다.

 ◇오해석=IT산업은 녹색성장산업의 대표산업이고 견인차다. 이미 IT가 녹색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 화상통신 등으로 교통량 엄청 줄었다. IT 자체의 에너지 절약 문제는 IT업체의 몫이다. PC에서 전기 소모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 줄일까를 PC 업체가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 IT를 접목해 새로운 녹색 성장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

 최근 임진강 사태도 있었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 전체를 격자로 해서 그리드로 만들어 유무선 통신망을 깔게 되면 재난방재, 산불, 수해, 강수량 측정 등이 가능하다.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단계적으로 해야 겠지만 이같은 ‘코리아 그리드’는 하나의 비전이 될 수 있다. 그리드 망 내에서는 국민들은 단말기만 들고 다니면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받을 수 있고 오락·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또 RFID·USN 등과 접목하면 이산화탄소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u시티 현장과 4대강 유역에 먼저 접목하는 게 어떨까 싶다.

 -교육은 백년 대계라고 한다. 최근 들어 과학교육이 부실하고 융합인재가 적다는 지적도 있던데.

◇이현구=수학 과학 교육 시간수가 주느냐, 입시에서 선택과목이 어떻게 되냐 논쟁하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교 과정에서 더 많은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얻고 나가도록 국민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려면 교과서, 교수법이 달라져야 하고 선생님이 바뀌어야 한다. 열정적인 교사한테 연구비 줘서 교재를 개발하고 쉽게 가르칠 수 있는 교수법도 찾아야 한다. 어려서부터 과학이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선진국은 이런 것이 잘 돼 있다. 대학 교육도 융합이 중요하다. 과학하면 이공계만 보는데 농학도 식량분야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다.

 녹색성장만 하더라도 녹색성장이라는 분야가 있나. 여러 분야 사람들이 같이 와서 힘을 합쳐야 한다. 녹색성장 인력을 양성한다는 것은 전문가가 있을 수 없고,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들이 와서 융합적인 노력을 하는 것. 그러려면 폭넓게 다른 분야도 이해하고, 어느 정도 소양이 있어야 한다.

 이공계 대학들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이공계 학생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문사회 다른 분야 학생에도 과학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자동차가 기계공학이 중요하지만 이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이 나오면서 기계공학만으로 안된다. 이런 융합이 발생하고 상승효과가 발생하면 국운이 피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이공계 기피현상이 더욱 심각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공계 기피현상을 막을려면 어떻게 해야 한는가.

 ◇이현구=이공계 기피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수한 학생이 이공계로 안오고 의대나 법대에 몰리는 것을 지적하는 것 같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가지 이유는 아닌 것 같다. 선진사회로 가는 성장통이기도 하다. IMF 이후 우선 기업이 R&D 예산을 줄이고 많은 이공계 인력이 쫓겨났다. 출연연 정년도 줄어들었다. 부모들도 자식들에게 이공계를 권유하지 않는다. 이걸 바꾸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사회적으로 이공계 출신 인력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 이공계 출신들도 바껴야 한다. 더 다양한 경력을 쌓아야 한다. 이공계 출신중에서 노벨상 받을 정도로 깊이 연구하는 분도 많이 있어야 하지만 사회활동 열심히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

 정부에서 이공계 인력이 발탁안된다고 하는데, 행정직 등을 수행하려면 경륜이 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오로지 교수만 했던 사람이 공직에 나와서 성공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최근 일본 내각 수뇌부가 전부 이공계 출신이라고 하는 데 살펴보면 그 사람들이 대학이나 연구소만 있던 사람 아니다. 기업과 사회활동을 많이 했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경험을 쌓은 사람이 많지 않다. 중국도 이공계 출신이 고위직에 많지만 대학 졸업 후 다양한 활동을 했다.

 -미래를 기획하는 과기특보와 달리 IT특보는 현재를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해야 하나?

 ◇오해석=이번 정부에서 첫번째 정책의 목표는 신산업 창출이다.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고 일자리도 늘려야 한다. 업계 의견을 들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가공해 부처로 내려보내겠다. 과거 IMF 시절 정부가 열정적으로 벤처붐을 일으켰다. 이후 모럴해저드 문제가 불거지기는 했지만 벤처 육성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중견기업도 벤처기업에서 나온다. 정부가 벤처 창업펀드나 생태계를 조성해주면 젊은이들이 벤처에 뛰어들거다. 물론 성공확률은 낮다. 아이들이 커서 국가를 움직이는 정치가가 될지, 사업가가 될지 모르지만 우선은 우리가 아이를 낳아야 뭐가 될지가 나온다. 실업률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은 굉장히 소중하다고 본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새로운 아젠다를 세워야 한다. 우리가 퀄컴에 로열티를 많이 지급해왔는 데 이제는 받을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우리도 로열티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바꿔보자. 시간이 걸리더라고 그렇게 가야 한다. 유학가는 나라에서 유학오는 나라로의 꿈도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의 앞선 IT 기술과 산업을 배우러 오도록 아프리카, 동남아 등에서 학생들을 유치해야 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특보 프로필

△이현구 과기특보는=경기 출신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1968년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화학공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네소타대 조교수를 거쳐 1973년부터 2004년까지 서울대 화학공학과 교수를 지내는 등 학자의 길을 걸어왔다. 서울대에서 87년부터 91년까지 교무처장을 맡았으며 지금의 한국연구재단인 한국과학재단에서 연구개발 심의위원, 우수연구센터 평가단 화학·화공분과위원장을 맡는 등 정부 연구개발 분야에도 관여한 바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 학회가 총망라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이사를 1993년부터 3년간 맡아 전공인 화학공학은 물론이고 자연과학, 인문학 등에도 인맥이 두텁다는 평가이다. 지난 96년부터 2000년까지 서울대 화학 공정신기술연구소 소장, 1997년 제어·자동차·시스템공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한국화학공학회장(2002년) 등을 거쳐 2007년 3월부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직을 맡으며 국내외 과학계와의 교류에 힘써왔다. 한림원 사업을 통해 과학기술 정책 자문 및 기초과학 기술 진흥에 기여했다.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특히 업무에 관한 한 철저하고 자기관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70) △서울대 화학공학과 △미국 미네소타대 박사 △서울대 교수 △서울대 교무처장 △한국학술진흥재단 학술연구운영위원장 △서울대 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장 △제어·자동차·시스템공학회장 △한국화학공학회장

 △오해석 IT특보는=국내 IT 1세대로 평가받는 인물로 다방면의 IT분야에서 활약해온 대표적인 학계 인사로 꼽힌다. 경북 상주 출신의 오 특보는 성동고와 서울대 공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한 뒤 숭실대 컴퓨터공학부 교수와 부총장에 이어 일본 도쿄대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객원교수 등을 거쳐 2003년부터 경원대 IT부총장과 컴퓨터공학전공 교수을 지내고 있다. 한국데이터베이스학회 부회장, 한국정보처리학회 회장, 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 부본부장, RFID협회 고문, U-코리아 포럼 부회장, 벤처지원포럼 회장, 국가혁신위원회 자문위원에 이어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장을 지내면서 다방면의 IT 분야에서 활발한 활약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엔 IT분야 대학교수와 전문가 1500명과 함께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활발한 활동으로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고 친화력 역시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상주(58) △서울대 응용수학과 △태평양화학 전산실 △숭실대 전자계산학과 전임강사·조교수·부교수·교수 △일본 도쿄대 객원교수 △숭실대 부총장 △교육인적자원부·외교통상부·정보통신부·행정자치부·국방부·경찰청·국세청·농림부 자문교수 △미국 스탠포드대 객원교수 △경원대 IT대학 컴퓨터공학전공 교수, IT부총장 △한국정보처리학회장 △인터넷주소정책심의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