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뉴 IPS’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차세대 LCD 패널 기술인 ‘PS-VA(Polymer Stabilized Vertical Alignment)’ 양산에 성공하자 독자적인 LCD 패널 기술인 IPS(In Plane Switching)를 한 단계 발전시켜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프로젝트다. 세계 시장 선두인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가 다시 한번 차세대 기술 개발 경쟁에 불을 지피면서 LCD 패널 기술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대표 권영수)는 내년 말 양산을 목표로 최근 뉴 IPS LCD 패널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위해 세계적인 LCD 재료 업체인 독일 머크와 뉴 IPS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뉴 IPS LCD 패널 기술은 기존 IPS 패널보다 명암비가 크게 개선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IPS 패널 기술은 명암비가 1400 대 1 정도지만 뉴 IPS는 두 배 이상인 3000 대 1 수준으로 향상된다. 특히 양사는 뉴 IPS 패널 기술의 개발 진척에 따라 명암비 6000 대 1 수준의 차세대 IPS 기술도 개발하기로 했다.
LG디스플레이의 프로젝트는 최근 삼성전자가 PS-VA 기술을 양산에 적용하는 데 성공한 것에 자극을 받은 결과로 보인다. 삼성에 맞대응할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VA나 ‘슈퍼(S)-VA’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LCD 패널 기술로 PS-VA를 이달부터 양산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LCD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VA 기술은 전극에 전원을 가하면 액정을 정배열시키다. PS-VA 기술은 LCD 내부에 폴리머를 경화시켜 붙임으로써 액정 분자를 처음부터 특정 방향으로 배열한다. 액정이 수직 배열이 아닌 경사를 띠게 되면서 국부적으로 액정의 변환 방향을 먼저 결정한다. 결과적으로 동영상의 응답속도를 빠르게 하는 동시에 명암비와 투과율을 높일 수 있다. 이신두 서울대 교수는 “PS-VA는 제품 수명의 한계만 극복하면 고선명 LCD 패널을 더욱 저렴한 생산 원가로 만들어낼 기술”이라며 “IPS에 비해 단점으로 지적됐던 시야각 문제도 해결함으로써 양대 LCD 패널 기술인 VA와 IPS의 경쟁이 계속 전개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자사 고유의 LCD 패널 기술을 또다시 진화시키고 나서면서 두 회사의 자존심을 건 싸움은 ‘양산 능력’과 ‘기술력’ 전반에 걸쳐 확산되는 분위기다. 세계 LCD 패널 시장이 점차 성숙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양사의 기술 경쟁은 LCD 시장의 수명을 더 연장시킬 동력이 된다는 관측도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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