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문화콘텐츠 전시회가 난립하면서 해당 기업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전시회의 경우 연내에만 10여개가 열린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 행사들이 프로그램이나 구성, 초청대상이 유사해 변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 분야 기업들은 많지도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전시회 주관기관이 산업지원기관이어서 불참시 향후 불이익을 받을까 할 수 없이 참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니 기업들은 죽을 맛이다.
우리나라 전시회는 해외 전시회에 비해 규모나 내용면에서 상당히 떨어지는게 현실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개최된 전시회는 총 409개였다. 이 가운데 외국 바이어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전시회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국기계산업대전이나 월드IT쇼, 한국전자산업대전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전시회는 유사 전시회를 통합하며 볼륨을 키웠기 때문이다.
전시회의 난립은 내용의 부실화뿐 아니라 막대한 예산 낭비를 불러온다. 유사한 내용을 가지고 시기와 장소만 달리 개최하니 바이어들이 올리 없다. 전시회의 목적이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알려 바이어와의 상담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바이어들이 외면하니 성과가 나지 않는다. 업체들 입장에선 참가 비용도 부담스럽다. 일부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업체를 제외하고는 재정적으로 취약한 게 현실이다.
정부는 전시산업을 10대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선정,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진국일수록 전시산업이 발달해 있다. 이들 전시산업의 특징은 산업과의 동반성장이다. 산업이 성장하지 않고는 전시회가 활성화될 수 없다. 아울러 “판만 벌여 놓으면 오겠지”하는 무사안일한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20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통합전시회 차등 지원이나 해외로드쇼 우선 선정 등은 주목할 일이다.
전시회의 주인은 참여 업체가 돼야 한다. 유사 전시회 중복 참여로 업체들이 부담을 느껴서는 안된다. 정부의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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