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7전8기` 감동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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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우주시대 개막의 꿈을 담은 ‘나로호(KSLV-Ⅰ)’가 다시 발사대에 섰다. 일곱 차례에 걸쳐 개발일정과 발사일을 조정한 가운데 다시 발사준비를 마쳤다. 지난 19일 카운트다운 도중 발사가 중단된 이후 후속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 발사예비일 안에 재발사가 가능하게 됐다. 이번에 또 발사가 연기되거나 중단되면 국제기구 통보 등의 절차가 필요해 9월 이후로 넘어가게 된다.

 ◇시작부터 우여곡절=독자 발사체기술 확보를 목표로 시작된 나로호 사업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우주기술 선진국들은 우리와의 협력에 미온적이었다. 가장 가까운 우방이라는 미국도, 가까운 나라 일본도, 유럽의 프랑스도 모두 협력을 거부하거나 터무니없이 비용을 높게 불렀다. 이유는 간단했다. 로켓 기술을 조금만 바꾸면 미사일 기술이 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비싼 대가를 요구했다. 우리와 협력에 응한 곳이 러시아였다. 처음 협력을 타진하던 2000년을 전후로 우리나라가 ‘미사일수출통제체제(MTCR)’에 가입도 하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파격적이었다. 우리나라는 2001년 3월 MTCR에 가입했다.

 ◇러시아와 협력도 난관=러시아와 기술협력이 본격 추진된 것은 2004년부터다. 2004년 9월 정상외교를 통해 한·러 우주기술협력 협정에 서명하면서 양국 간 협력이 가시화됐다. 그해 10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발사체 시스템 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협력체계가 계속 도마에 올랐다. 협정체결과 계약이 지연되면서 우리나라의 개발 일정 역시 뒤로 밀렸다. 본격적인 공동개발을 시작한 뒤에도 쓰촨성 지진으로 인한 부품 공급 지연, 발사대 시험항목 추가 등으로 발사 일정이 연기됐다. 천재지변이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었지만 러시아에 의해 일정이 좌우되는 것으로 비쳐져 논란이 됐다. 이후 발사 일정을 확정한 뒤에 연소시험 중 기술적 이슈 발생이라는 팩스 한 장에 또 발사가 연기되면서 이러한 논란이 정점에 올랐다. 엔진 개발 자체가 미완성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남은 건 성공발사=국내에서는 나로호 2단부와 과학기술위성 2호를 개발하기 위한 산·학·연 협력체계가 구축됐다. 항우연은 발사체 시스템 개발 총괄, 해외 기술협력 총괄, 발사장·조립장 등 기반시설 구축, 발사 운용 등을 맡았다. 또 대학은 기초연구와 인력양성 및 위탁연구를 수행하고, 산업체들도 총조립과 서브시스템 공동설계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기술종속 논란 속에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협력으로 발사체 체계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위성 발사체 개발과정의 한 사이클인 설계·제작·시험·조립·발사운영 발사 등을 공동 수행함으로써 선개발국의 운영 체계와 경험을 체득할 수 있었다.

 나로호는 발사대에 다시 섰다. 남은 건 성공적인 발사로 논란을 잠재우고, 우주강국 코리아를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이주진 항우연 원장은 “나로호 개발 과정을 거쳐 우리 연구진은 설계에서 제작부터 발사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 경험을 얻었다”며 “향후 한국형발사체(KSLV-Ⅱ) 독자개발에 쓰일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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