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니가 하반기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 TV 시장 경쟁에 본격 가세하기 위해 우리나라 LED 칩 패키징 업체로부터 광원을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삼성과 LG가 전세계 LED BLU TV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후발 주자의 열세를 극복하고 조기 추격할 수 있는 대안으로 한국산 부품을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니가 국내 업체들을 LED 칩 패키징 공급사로 최종 선정할 경우, 소니의 LED BLU TV에는 LCD 패널(삼성전자)에서 BLU, LED 칩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주요 부품 모두가 한국산으로 채택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니는 오는 4분기 대량 시판용 LED TV를 출시하기로 하고, 현재 삼성LED 등 국내 LED 칩 패키징 업체들로부터 부품 조달을 타진 중에 있다. 소니가 국내 협력사로부터 패키징을 공급받는 LED BLU TV는 32인치 이상 대량 양산용 모델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국내 업체들은 소니가 LCD 패널을 공급받을 삼성전자 LCD사업부(S-LCD)에서는 이미 LED BLU 제품 승인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LED 칩 패키징 업체 관계자는 “소니로부터 최종 승인이 나오면 오는 10월께부터는 LED BLU TV용 패키징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LED TV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 규격의 제품들이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는 과거에도 적녹청(RGB) LED 광원 방식의 LED TV를 앞서 출시한 적이 있으나, 현재 백색 LED 광원과 달리 워낙 고가인 탓에 사실상 양산 판매에는 실패한 바 있다. 특히 가뜩이나 보수적인 일본 TV 메이커들은 올 들어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LED BLU TV와 같은 고가 제품들의 시장성에 의문을 표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삼성·LG와 달리 LED BLU TV 시장 대응이 다소 늦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달부터 샤프가 32·40·46·55인치급 LED BLU TV를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4분기에는 소니까지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하반기에는 LED BLU TV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LED BLU TV 시장의 기선을 잡고 성과를 내면서 경기가 어려울수록 고가 제품 중심의 하이엔드 전략이 먹혀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며 “일본 업체들이 LED BLU TV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소니의 LED BLU TV 시장 진출이 더딘 데는 소니가 적녹청(RGB) LED 광원 방식을 고수하다가 현재 백색LED로 전환되는 기술 추이를 간과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또 LED BLU TV 시장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삼성전자와는 달리 시장 창출에 좀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서한·이동인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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