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가는 `상생`의 길] (26)정책비교-대·중소기업협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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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소기업협력재단 조사연구팀원들이 상생협력사업 전략적 홍보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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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자신문이 연중으로 기획해 펼치고 있는 ‘더불어 가는 상생의 길’ 시리즈가 시작한 지 반 년을 넘어섰다. 처음 7회 동안에는 기획 취지 소개를 위해 한국 상생 문화의 현실에서부터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점검했다. 이후 18회에 걸쳐 기업 상생 성공사례를 대기업의 전략 그리고 중소기업인이 바라는 상생문화와 함께 소개했다. 26회부터는 한국 대표 기관들의 상생 정책을 비교 분석한다. 한국 기업 문화에서 정부를 포함한 기관의 역할은 매우 크다. 기관의 상생은 곧 민간의 상생으로 이어진다. 전자신문은 이번 기관편에서 이들 기관의 정책 분석과 함께 상생 문화 정립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사장 윤종용 www.win-win.or.kr)은 출범 만 5년이 되는 올해를 제2의 상생협력 원년으로 선언했다.

 그동안 전개해온 기업 간 상생협력 분위기를 앞으로는 기업의 핵심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재단은 이를 위해 사업방향을 크게 상생인프라와 신뢰관계 구축 그리고 대·중소기업간 협력사업 알선·지원 세 가지로 잡았다.

 우선 그동안 축적한 상생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 기술·인력·판로 등 대·중소기업 간 협력사업 알선과 지원에 적극 나선다. 대표적 프로젝트는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지원 사업’이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대기업이 구매하는 조건으로 정부가 사업비의 75%, 최대 7억5000만원을 지원해준다. 기업 간 상생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자금이 투입된 사례로 이미 70여개 대기업이 참여해 2044억원의 구매계약 체결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기업 전문인력 활용 중소기업 경영자문 사업’도 중소기업계 반응이 매우 좋다. 대기업 출신 경영자문위원 160여명이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 경영·회계·기술·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850건이 넘는 자문을 수행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노하우를 큰 비용부담 없이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다. 중소기업 간 핵심역량을 활용한 ‘중소기업 간 협업지원’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연구개발(R&D)·제조·마케팅 등 특화된 중소기업이 자금과 위험을 분담해 제품생산과 판로개척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사업으로 중소기업 간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상생협력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도 매진한다. 대·중소기업 구매상담회 그리고 수탁기업협의회와 업종별 상생협력위원회 운영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대중소기업 구매상담회는 기술은 있지만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마련했다. 그동안 2300여 중소기업에 4300여건의 구매상담을 알선했다. 상생협력이 전 산업에 걸쳐 확산하도록 전기전자·기계·조선·자동차 등 10개 업종별 상생협력위원회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11월에는 ‘상생협력 주간행사’로 각종 포럼·세미나·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 47개 대기업으로 구성된 55개 ‘수탁기업협의회’에 대한 교육과 운영 지원사업도 있다. 이는 협의회 소속 회장단과 실무진 간에 간담회를 통해 서로가 갖고 있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모기업과 협력사 간 협력증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대·중소기업 간 신뢰관계 구축도 재단이 야심 차게 펼치는 사업이다. 지난달 상생협력을 기업간 자율적인 상생문화로 정착시키고자 ‘상생문화포럼’을 창립한 것은 이 노력의 결과물이다. 정부·기업·학계 전문가 320명을 회원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상생문화연구회를 결성해 상생협력 당면과제를 연구한다. 기술자료임치제도 역시 신뢰관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중소기업의 기술유출사례 급증에 맞춰 마련한 것으로 중소기업은 재단에 설계도면, 소스코드, 매뉴얼 등 기술자료를 임치해두면 납품시 발생할 수 있는 기술탈취를 사전에 방지한다. 또 수·위탁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애로사항이나 분쟁에 대해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수·위탁분쟁조정협의회’를 설치했으며, 매년 40건 이상의 분쟁을 해결하고, 전문변호사를 통한 법률자문을 지원한다.

 재단은 지난 5년여 노력을 통해 상생협력 개념을 바꿨다는 데 크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04년까지만 해도 상생은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해소하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지원사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4년여간 노력으로 대·중소기업 모두가 윈윈하는 상생협력 문화를 만들었다. 또 대기업의 적극적 참여도 성과다. 재단이 올해 1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97%가 상생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에 대한 지원규모도 매년 크게 늘었다. 지난해 평균 지원규모가 1250억원에서 올해는 1665억원으로 33% 이상 확대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대기업 90% 이상이 자발적으로 상생협력에 나서고 있어 이제는 상생이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경영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윤종용 이사장을 필두로 30여명의 임직원이 상생협력 전도사 역할에 나선 결과다. 안병화 대·중소기업협력재단 사무총장은 “앞으로 상생협력을 넘어 기업의 상생문화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공사례

1. 구매조건부 사업

 금용기계(대표 이무철)는 엔진부품 제조사다. 원자재 가격 폭등과 수급 부족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게된 회사는 부품 국산화를 통한 신시장 개척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쉽지 않은 제품 개발 과정에서 재단의 구매조건부 사업을 이용하게 된 회사는 두산엔진과 공동으로 ‘듀라 스핀들’이라는 부품을 개발하게 됐다. 3억여원의 개발비를 정부·두산엔진·금용기계가 분담해 만들었으며 두산엔진은 개발과 동시에 30억원 규모의 발주를 했다. 프로젝트는 이후 4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160억원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무철 금용기계 대표는 “국내에는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많다”며 “이들이 대기업과 협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금만 길을 열어주면 국가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 대·중소기업 구매상담회

 삼영필텍은 수많은 기술 중소벤처기업이 겪고 있는 수요처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기업이다. 산업용 폐윤활유 재생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기존 시장을 뚫고 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재단이 운영하는 대·중소기업 구매상담회에 참가하게 됐다. 이곳에서 삼영필텍은 한국중부발전에 자사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한국중부발전은 삼영필텍 제품이 그동안 수입해왔던 제품과 기술적인 측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기존 수입제품을 대처하게 됐고 이는 국내 다른 발전회사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구매상담회가 계기가 돼 동시에 여러 발주처를 찾게 된 셈이다. 삼영필텍은 상담회를 통해 30억원 이상의 매출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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