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BIZ+] Viewpoint 기고 - 상생경영으로 경제위기 탈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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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가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을 운영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듯 미국발 경제 불황은 기업 경영자들의 가슴을 더욱 애타게 만들고 있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폭발적인 성장력으로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만드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던 IT 시장마저도 주춤거리면서 이러다 장기불황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자연 생태계가 그러하듯 기업 생태계 역시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해 강한 기업만이 살아남는 건 불변의 진리다. 과연 그렇다면 최고, 초일류 기업만이 살아갈 수 있는 무한경쟁시대에 생존 해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자연 생태계로부터 그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이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분명한 건 먹이사슬의 고리가 끊어진 것이 멸종의 주된 이유다. 공룡은 큰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살육을 자행했고 이는 곧 자연 생태계의 파괴, 즉 먹이사슬의 고리가 끊어지면서 멸종되고 말았다. 한반도에 호랑이나 곰 같은 육식동물들이 자취를 감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시 기업의 생태계 얘기로 돌아가보자. 기업 역시 홀로 생존할 수 없다. 기업과 고객, 기업과 협력업체 ‘사이’의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수익 추구를 통해 생존해 나가는 것이 기업 생태계의 알고리듬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제품의 개발 못지않게 이러한 ‘사이’의 개선 및 관리를 통해 달라질 수 있다. 수많은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세계 최대의 프로세서 업체로 우뚝 올라선 인텔의 경우 수많은 협력업체와의 제휴 및 협력을 통해 신제품 개발 및 차세대 공정을 앞당길 수 있었다.

 하나의 제품이 개발되고 포장되어 고객들의 손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에는 수많은 가치 사슬이 존재한다.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공급사와 유통회사, 경쟁사 및 소비자들이 상호 작용을 통해 경쟁과 협력, 소멸과 탄생, 진화와 쇠퇴를 반복하면서 기업 생태계는 유지된다. 어떠한 기업도 고립된 섬처럼 독자 생존할 수 없고, 가치 사슬 선상에서 다양한 기업들과의 상호 결합을 통해 생명을 유지해야 한다. 즉 다시 말해 독생이 아닌 상생으로 기업의 생존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은 갈수록 복잡하고 불투명해지고 있다.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최근과 같은 불황기의 생존 해법으로 내부 구조조정을 통한 몸집 줄이기 및 기술 개발을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 그리고 협력업체들과의 상생 비즈니스를 제시하고 있다. 비근한 예로, 미국의 금융위기로 자동차 빅3사가 위태로운 가운데 포드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생협력 모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급자 다양성 개발(SDD:Supplier Diversity Development)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포드는 1차 협력업체는 물론 2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도 확대했다. 자사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 협력업체 지원을 확대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포드는 상생협력의 기반을 넓혀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자사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프로세스를 실천하고 있다. 포드는 SDD 프로그램을 통해 1차 협력업체의 주요 기술 인력이 3개월에 걸쳐 자사에 상주하면서 제품의 생산현장에서 발생되는 업무를 체험하게끔 하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 업체를 선정, 시상하고 상호 거래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쉽게 파악해 상생협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2계층(2Tier) 프로그램을 통해 SDD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2차 이하의 협력업체들까지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직접 부품을 납품하지 않는 중소기업에도 사업기회를 제공하고 보다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가 발전됨은 물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포드가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FSLI(Ford Supplier Learning Institute)라는 커뮤니티를 구축, 온라인에서 1, 2차 협력업체들이 포드와의 협력 시 알아둬야 할 다양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포드는 물론 협력업체 직원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와 관련해 올 초 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불황 대응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의 빅10 유수기업들의 대응전략을 분석해 관심을 끌었다. 일본계 기업의 경우 경영효율화 전략을, 유럽계 기업들은 시장점유율 확대 및 M&A 전략을 펼치고 있는 데 반해 세계 경기침체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미국계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전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 내용이다. 더불어 이 보고서는 국내 업계의 대응방향으로 협력 부품업체와의 상생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조언, 상생 비즈니스가 결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걸 실감케 했다.

 이와 같은 타 업계의 생존전략을 IT 업계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가능하다. 기업은 단순 유통 구조가 아닌 직접적인 채널 비즈니스의 파트너 체제를 구축하고, 선별된 파트너를 발굴해 기술지도, 경영자문 등을 통해 경제위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두레, 계, 길쌈 등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을 이어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기업의 문화는 경쟁이 치열한 나머지 일방적인 권위주의나 이기주의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가치 사슬의 네트워크로 구성된 현대 사회에서 협력업체와 경영노하우를 공유하고 동반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상생을 통한 경영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지속적인 내외부 조직원들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핵심 가치와 문제를 공유하고, 협력업체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우군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경제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진정한 윈윈(Win-Win) 전략이다.

 렉스마크코리아 정영학 대표 yhchung@lexma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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