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T 무역수지가 전체산업 흑자의 절반을 웃도는 48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예견된 일이지만 IT의 저력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는 쾌거다. 전체 무역흑자의 74억4000만달러에서 60% 이상을 IT가 도맡았으니, IT가 한국 산업의 주력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또 하나 더욱 중요한 것은 디스플레이의 거침없는 질주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가격 상승, 낮은 재고비율, 중국의 ‘가전하향’ 정책의 전국 확대 등 각국의 소비 진작에 힘입어 작년 동월 대비 4.0% 증가한 22억4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사실상 IT 수출의 첨병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휴대폰과 반도체 역시 수출 상승세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IT 수출이 무역흑자 기반이 되는 것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과 직결된다. 무엇보다 하반기 IT 수출전망 역시 밝다는 데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수출주도형 산업구조에서 무역흑자를 이끄는 대표 품목이 IT라는 사실을 정부관계자들은 다시 한번 인지해야 한다. 녹색성장, 4대 강 살리기에 지나치게 ‘올인’하다 보면 고군분투하는 IT는 ‘지원의 우산’에서 벗어나게 된다. 한국 경제와 산업을 이끄는 산업을 푸대접한다면 당장 밥벌이가 힘들다는 사실을 경제 당국자들은 인식해야 한다.
녹색성장 산업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기는 해도 산업 지원 면에서는 부차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창고에 식량이 가득해야 투자가 있을 수 있고 지원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반도체·휴대폰 등이 대기업 위주의 산업이다 보니 지원하고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눈을 조금만 아래로 돌리면 숱한 협력업체가 있다. 험지에서 밭을 일궈 ‘불황 속 흑자’를 낸 이들 이름 없는 주인공들을 어떻게 도와줄지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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