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사업, 中企 참여기회 확대해야

 정보기술(IT) 업계에 또다시 대기업 독과점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이달 발주할 국가공간정보 통합체계 2차 사업에 IT 서비스 빅3 업체가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비상이 걸렸다. 당연히 중견·중소 전문기업들이다. 대기업 3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되면 중견·중소기업은 프로젝트 수행능력이나 자본능력에서 경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만으로 수주전에 뛰어드는 중소기업은 사실상 사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국가공간정보 통합체계 구축사업이 무엇인가. 그동안 기관별로 구축해온 지도·위치정보서비스, 유비쿼터스 기반 확산, 가상공간 서비스의 확대 발전을 위해 서비스·유통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내년에는 전면적인 공간정보 구축 본사업으로 확대 구축될 예정이다.

 대기업들이 1차 시범사업에 불거진 독과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굳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본사업으로 확대하게 되면 사업규모만 3000억원대를 거뜬히 넘어선다.

 우려스러운 것은 중견·중소기업의 하도급업체 전락이다. 민간시장의 프로젝트 수주전에서도 대기업의 위세에 눌려 울며 겨자 먹기로 하도급업체로 참여하는 현실에서 국가 사업마저 그렇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죽하면 이 같은 상황도 개선하지 못하면서 중소기업진흥법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마저 나오겠는가.

 정부의 태도 역시 이해가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해당 부처인 국토부는 2차 사업부터 빅3 간 연합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어찌된 일인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는 방침만 되풀이하고 있다.

 중소 전문기업이 없으면 대기업도 없다.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친대기업 정부’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사업에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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