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와이브로 활로찾기 급하다"

 지난 주말 포스데이타가 와이브로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장비개발 및 공급사인 포스데이타의 와이브로사업 중단 선언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 ‘와이브로(WiBro)’가 성장과 정체의 기로에 직면했음을 시사한다.

 이에 앞서 KT는 정부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국가 차원의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 및 장기 융자 건의 등을 건의한 바 있다.

 지난 3년간 와이브로 서비스의 수익성을 담보하지 못한 KT가 추가적인 와이브로 투자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나 다름 없다. 해석에 따라서는 국가가 나서서 투자하는 것 이 외에는 추가적인 자체 투자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KT를 비롯, SK텔레콤이 와이브로에 보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데다 포스데이타의 사업 중단 등으로 ‘와이브로’ 성장에 부정적 인식과 성장 가능성에 회의론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 음성 탑재 및 번호부여(010)와 신규사업자 진입으로 와이브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브로 상용화 이후 3년이 경과했음에도 제한적 커버리지와 20만여명에 불과한 가입자를 감안하면 와이브로에 대한 사업자의 판단이 어떤한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와이브로 음성 탑재는 3G의 대체재로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와이브로 시장에 진입할 신규사업자를 찾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방통위의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방통위 상임위원 간, 실무책임자 간 와이브로에 대한 극명한 이견 노출도 드러나고 있다.

 와이브로 경쟁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Long Term Evolution)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와이브로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3년 간의 와이브로사업 실적과 향후 시장 판도 등을 감안하면 와이브로 재평가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을 통한 와이브로 전국망 구축을 강제할 게 아니라 수출과 내수 분리로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 3년간 확인한 것처럼 초고속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실외 인터넷 이용률이 낮은 게 사실이다. 획기적인 와이브로 확산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수익성을 담보할 데이터 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이 부족한 상황은 와이브로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나아가 LTE가 상용화되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단말기 공급이 이뤄질 수 있어 상대적으로 고가일 수밖에 없는 와이브로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GSM이 대세인 상황에서 많은 논란과 난관을 뚫고 CDMA 신화를 이룬 것처럼 와이브로도 국가 차원의 전략과 이를 통한 통신사업자의 과감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KT·SK텔레콤이 와이브로 진영에 적극 서서 움직여야 하고 나아가 LG텔레콤도 이 진영으로 끌어들여야 제2의 CDMA 신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전문가는 “아프리카나 중동·중남미 등 국토가 넓고 초고속인터넷망 구축이 안된 나라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 와이브로의 강점으로 손꼽힌다”며 “해외 시장 개척의 전제 조건이 국내 시장 활성화라는 명제에 집착하는 대신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 글로벌 시장에서의 와이브로 저변을 확대하는 등 국내 IT 기술의 동반 수출을 도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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