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을 새롭게 해석해 볼 생각입니다.”
이순 이노맨 사장(50)이 소형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이 사장이 말하는 가전은 ‘아이디어 가전’이다.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불편함을 개선한 ‘별난’ 가전을 준비 중입니다. 여기에 이노맨만의 디자인을 입히겠습니다. 가전 시장은 이미 블루오션이라는 선입관을 깨 보이겠습니다.”
이노맨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김영세씨가 지난 2006년 설립해 주목을 받은 업체다. 그동안 깜찍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화장품 갑 모양의 ‘바비 MP3플레이어’, 블루투스 헤드세트와 같은 휴대형 제품을 주로 개발했다.
출범 당시부터 이노맨을 이끌고 있는 이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씨앤아이·와이드텔레콤·푸른기술 대표를 지냈으며 혁신적인 제품을 내놔 안팎에서 ‘아이디어 맨’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가전을 새롭게 해석하겠다는 이 사장의 첫 작품은 ‘접는’ 선풍기. 지난달 첫 홈쇼핑 방송을 탄 접는 선풍기는 일반 선풍기에 비해 가격이 두 배 이상 비싸지만 조기 매진일 정도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선풍기는 계절 상품입니다. 여름 한 철 쓰고 나머지는 창고로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문제는 보관입니다. 한 두달 사용한 후 나머지는 창고 신세지만 부피가 커 불편했습니다. 이를 개선한 게 바로 접는 선풍기입니다. 선풍기 목 부분을 접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결합한 거죠.”
이 사장의 별난 가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르면 이달 냄비·포트에 담긴 음식을 즉석에서 갈아주는 핸드 블렌더, 이어 기존 밥솥의 상식을 깬 자칭 ‘2세대’ 전기밥솥을 내 놓는다. 제품은 같지만 접는 선풍기처럼 독특한 기능으로 무장한 전혀 새로운 가전이다. 새 사업을 위해 ‘하우스(HAUS) 2.0’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이미 시장에 잘 알려진 ‘이노(INNO)’도 고민해 봤는데 역시 새 브랜드가 더 효과적일 것으로 봤습니다. 하우스 2.0은 하우스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과 2.0이라는 숫자가 뜻하는 혁신을 결합한 것으로 가전·가정용품과 관련한 제품의 대표 브랜드로 키울 생각입니다.”
최근 열풍처럼 번지는 학습기 시장을 겨냥한 ‘스터디 2.0’ 이라는 어학기도 준비 중이다. 제품에서 알 수 있듯이 남들은 모두 ‘레드오션’이라고 기피하지만 오히려 이 사장은 이 곳에서 ‘블루오션’을 보고 있다. 이 사장은 “앞으로는 ‘작은 차이’ 하나로 소비자 선택이 달라질 것”이라며 “같은 제품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아숴웠던 1% 기능을 채운 실험 제품으로 새 가전 시장을 열어 보이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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