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 모듈 설비투자 `실종`

 PDP 모듈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지난 수년간 위축됐던 설비 투자가 올 들어서는 아예 자취를 감추는 분위기다. 국내 PDP 모듈 업체인 LG전자·삼성SDI(삼성전자) 등이 더 이상 가동하기 어려운 일부 노후 설비만 손보는 수준에서 투자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더 이상 PDP 모듈 라인의 설비 투자가 없을 경우 장비 선행 개발도 어렵다는 점에서 LCD와의 양산 경쟁이 더욱 힘겨울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대표 남용)는 PDP 모듈 설비 투자에 지난해 총 1309억원을 투입했지만 올 들어서는 124억원으로 90% 이상 대폭 삭감했다. 이 가운데 지난 1분기에는 단돈 4억원만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거의 중단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LG전자 PDP 모듈 장비 협력사 관계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1년동안 LG전자의 PDP 장비 발주는 전혀 없었다”면서 “특히 올 들어서는 설비 투자보다 기존 장비로 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어 더 이상의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LG전자는 PDP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 PDP TV 사업부와 모듈 사업부를 올해 초 통합했으며, 지난해부터 구미의 A1 라인은 태양전지 생산라인으로 전환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PDP사업 분야는 효율성 극대화 전략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50인치 이상 수익성이 높은 대형 제품과 중국·중동·중남미 등 신흥 시장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도 올해 PDP 모듈 설비 투자규모를 지난해 1100억여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4억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LG전자와 달리 지난 1분기 248억원을 조기 집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일부 보완 투자외에는 일단 신규 투자는 없다”면서도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의 생산 라인은 추가 투자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SDI로부터 PDP 모듈 사업 운영을 넘겨받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통합 운영하면서 수익성 극대화 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삼성SDI는 지난 연말 기존 4개의 PDP 생산라인중 하나를 폐쇄하는 체질 개선도 병행, 최근 PDP 모듈 사업이 흑자 전환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동인기자 di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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