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쏠림` 우려 씻고 연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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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 중심의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시스템 반도체 중심의 한국 IT시스템온반도체(SoC)협회가 법인 통합 출범식을 가진 지 만 1년이 지났다. 법인 통합에 따른 일부의 부작용 예상을 깨고 대중소 협력 단일 창구인 ‘시스템반도체 포럼 발족’ 등 나름대로 긍정적인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조직개편 이후 반도체산업협회와 ITSoC협회가 메모리·시스템 등 반도체 산업 전반을 대변하는 단일단체로 작년 6월 25일 공식 통합·출범한 이후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메모리 반도체에 비해 밀릴 것이란 당초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양 단체가 겉으론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합쳤지만 속으론 반도체산업협회가 외형이 작은 IT SoC협회를 흡수·통합하는 형태를 띠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팹리스의 목소리가 메아리에 그치는 등 양 단체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이뤄질 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양 단체의 통합이 제대로 이뤄진 배경엔 권오현 회장(삼성전자 사장)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권오현 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 사장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맡았다. 황기수 코아로직 고문은 “권 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경험이 많을 뿐 더러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팹리스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파악, 지난 1년간 지원 업무에 적극 반영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통합 법인의 ‘시스템반도체 포럼 발족’은 팹리스의 오랜 숙원 사업을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ITSoC협회는 그동안 대형 세트 업체와 팹리스 간의 공동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으나 대형시스템 업체의 고사로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또, 기존 양 협회의 통합 사무국 조직도 제법 안정화됐다. IT SoC협회 사무국 직원 6명이 반도체산업협회로 1년 전 자리를 옮긴 후 그 입지가 불안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기존 업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력이 더 늘어나는 등 통합 사무국 조직은 균형감을 잃지 않았다.

황기수 코아로직 고문은 “법인 통합후 시너지 효과는 일단 긍정적”이라며 “통합 법인은 향후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조직과 팹리스가 상호 협력 모델을 만들어내는 등 대기업과 중소 기업 간 개발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은 “통합 법인이 앞으로 좀 더 구체적인 팹리스 육성 지원 방안을 정부 측에 적극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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