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 종목에 대한 시장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우회상장 요건이 강화된 가운데 일부는 우회상장 후 자본잠식으로 거래가 중단된 반면 일부 업종은 주가가 폭등하는 모습이다.
자본시장법 시대 첫 우회상장은 우주항공 부품업체 씨앤스페이스다. 비엔알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월 11일 씨앤스페이스 주식 44만6759주(96.40%)를 150억5600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본잠식을 이유로 한 달 만에 상장 거래가 중단됐다. 현재 이 종목은 한국거래소가 실질심사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퇴출 위기다.
블루스톤은 인터넷 교육서비스업체 아월패스와 우회상장을 추진하던 중 상장폐지됐다. 블루스톤은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 사유가 발생하자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월패스 합병 소식이 주식시장에 알려진 2월 전후쯤 블루스톤 주가는 400원대에서 2275원까지 급등했지만 퇴출당했다.
종합태양광업체인 유일엔시스는 이지에스를 통해 우회상장을 마쳤다. 그러나 사명을 바꾸고 거래재개를 시작한 첫날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유일엔시스 주가는 보름 만에 11.4% 하락한 775원에 마감했다.
이에 반해 우회상장 후 성공적으로 안착한 업종도 상당수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업체 쎄믹스는 삼영코넥을 흡수합병했다. 합병비율은 1 대 37.15257439로, 삼영코넥이 쎄믹스를 통해 우회상장했다. 쎄믹스는 반도체업체 설비투자 축소로 실적이 부진하고 키코(KIKO) 손실까지 겹쳐 적자 폭이 확대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상장 이야기가 흘러나오던 3월 초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2000원이던 주가가 지난 25일 4000원을 넘는 등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상화마이크로텍은 나이스메탈을 흡수합병하고 주가가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등했다. 405원이던 주가가 지난 21일 715원까지 갔다.
웨스텍코리아는 예림당의 우회상장 효과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성진 연구원은 “코스닥 퇴출 요건이 강화돼 우회상장으로 기업 주가가 폭등하는 것은 옛 말이 됐다”며 “우회상장을 희망하는 장외기업은 우회상장 대상 법인의 재무구조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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