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산업단지가 신재생에너지와 연료전지 등 고부가 첨단 그린 업종으로 빠르게 리모델링되고 있다. 자체 관련 산업의 경쟁적인 유치 노력과 함께 기존 입주기업의 신성장 산업으로의 업종 전환이 서서히 뿌리를 내린 결과로 풀이됐다.
◇산단은 지금 진화 중=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미산업단지와 광주첨단단지, 녹산국가산업단지 등 지역 주요 산업단지가 태양광과 연료전지, 풍력 등 녹색산업 분야 집적단지로 바뀌고 있다.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제4단지에선 지난 19일 PCT의 탄소소재 생산공장 기공식이 있었다. PCT는 GS칼텍스와 일본 정유회사인 신일본석유가 슈퍼커패시터(EDLC:Electric Double Layer Capacitor)용 탄소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공동사업화 양해각서를 교환한 뒤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PCT는 오는 2013년까지 1억달러를 투자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EDLC용 탄소소재를 국산화해 연간 2200억원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다음달에는 구미 4단지에 STX솔라가 2000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부품 생산공장을 준공한다. 오는 10월쯤에는 엑슨모빌이 3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생산공장을 건립, 가동에 들어간다. 아울러 LG전자도 2200억원을 투입해 태양전지 생산라인을 내년 3월부터 본격 가동할 전망이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산업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 업종이 새로운 싹을 틔우고 있는 것이다.
◇첨단 업종으로 변화 모색=지난달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에선 태양광 발전시스템 전문기업인 서울마린이 태양광 모듈공장 준공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광주첨단산단 LED밸리 2만6600㎡ 용지에 완공된 광주공장은 시험 가동을 거쳐 오는 8월 본격적으로 30㎽급 모듈 양산체제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어 연말까지 50㎽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모듈생산라인 외에 오는 9월까지 추가로 66억여원을 투입해 국내 처음으로 1㎽ 규모의 공장지붕형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해 상업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의료기기 전문생산업체인 자원메디칼도 광주평동산업단지에 1500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사업을 시작한다. 심포니에너지는 이곳에서 지난 2004년부터 태양광 모듈 및 태양광발전시스템 사업을 해오는 등 평동산단이 태양광 관련 업종으로 업종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조선기자재와 도금업 중심의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는 최근 풍력발전 부품산업단지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은 평산과 태웅, 현진소재 등 코스닥기업들이다. 주로 선박엔진 및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들 기업은 풍력발전 부품에 눈을 돌려 올해 들어 전체 매출에서 풍력발전 부품의 비중은 30%에서 많게는 70%까지 높아졌다.
◇지자체도 발벗고 나서=이같이 지방 산단들이 유망업종으로 체질을 바꿔감에 따라 지자체들도 관련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합결성과 배후단지 조성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미시는 올해 말 착공 예정인 241만㎡의 구미 4단지 배후지원단지를 차세대 에너지산업단지로 활용하는 ‘그린홈’ 시범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조만간 구미 4단지를 유비쿼터스 공단으로 구축해 기업들을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에선 하반기에 풍력발전 부품기업이 중심이 된 부산풍력발전부품산업조합이 결성될 예정이다. 부산시 주도로 풍력발전전문단지 조성도 검토 중이다.
박광석 구미클러스터추진단장은 “구미산업단지를 포함한 지방 산업단지의 업종 구조가 선도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된다”며 “각 지역 클러스터추진단은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이 산단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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