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두산전자BG MES 구축 프로젝트

 전사적인 허물 벗기가 시작됐다.

 숨겨져 있던 오류가 하나씩 눈 앞에 드러나는 순간, 직원의 변화도 시작됐다.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게 된 것이다. 전 공장으로 확산 중인 생산관리시스템(MES) 프로젝트 덕이다.

 공급망관리(SCM) 구축의 기반 작업 일환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소싱부문 산하 SCM팀이 진행하고 있다.

 MES는 ‘눈에 보이는 관리’를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매 시간, 매 분 단위로 작업 경과가 실시간 공개된다는 것은 초창기 공장 작업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개인별 시간당 작업 성과까지 고스란히 차트화되니, 누군가를 탓하기 위한 도구라는 오해도 샀다.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 프로젝트를 이끈 SCM팀의 주요 책무는 작업자들의 업무상 낯선 변화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이었다.

 ◇구축 전부터 변화관리 돌입=SCM팀은 MES 구축 전부터 현업의 요청 사항을 구체적으로 받아 목록화했다. 가동 후 실시간으로 실적을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는 현업의 불만을 최소화기 위해서였다. 혹시 모를 야간 작업시 현업의 요청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야간조도 편성했다. 현업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실제 프로젝트팀 인원의 80%를 현장 생산 출신으로 구성한 것도 큰 몫을 했다.

 낯설기만 했던 MES는 하루 하루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수동적이었던 공장 내 작업자들이 시스템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김덕현 두산 전자BG SCM팀장은 “실제 사용하면서 필요성을 절감한 작업자들이 발전적인 요구를 내놓고 있다. 이는 혁신을 위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기뻐했다.

 협력업체와의 호흡도 잘 맞아떨어졌다. MES 협력업체인 미라콤아이앤씨의 김원 차장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최선의 대안을 제시하고 밤을 지새워 땀방울을 흘렸다.

 김원 차장은 “두산 전자BG의 프로젝트팀과 한 회사, 한 팀이라는 마음으로 하나가 됐던 것이 의지를 복돋웠다”고 전했다.

 김성현 두산전자BG 과장은 “결집된 노하우를 통해 실제 업무 프로세스 변화에 대한 개선안까지 제시해주어 성공적인 프로젝트 구축의 디딤돌이 됐다”며 되려 고마움을 표했다.

 ◇가시성 높여 고품질과 재고감축 실현=MES 구축으로 각 공정별 생산, 설비, 품질 정보가 실시간으로 파악돼 설비 및 사전 품질관리를 할 수 있게 됐다.

 김덕현 팀장은 “생산 현황에 대한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소통되고 데이터화 돼 개선 기회를 지속 창출할 수 있다”며 가려져 있던 오류들이 눈 앞에 드러나 새로운 혁신의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품의 품질 개선과 재고 감축도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제조 공정 중 특성 검사에서 불합격이 되면, 그 제품뿐 아니라 해당 자재까지 즉시 ‘홀드’ 된다. 결함이 있는 제품의 출고를 사전에 차단하고 대처할 수 있다.

 일반적인 MES에 없는 ‘자재 추적 기능’도 추가했다. 자재가 입고 및 생산될 때 해당 자재의 정보가 LOT 단위로 추적된다.

 김덕현 팀장은 “최종 제품의 결함 발견시 어떠한 자재가 불량을 유발했는지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다”며 “재고의 절대적 규모가 감축됐음은 물론, ‘어림짐작’으로 발주했던 자재 비용까지 한결 줄었다”며 재고의 효율적 운용과 자재 관리 면에서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고 전했다.

 고객 대응 수준도 한층 높였다. 올해 초 MES 포털을 열어, 요청한 주문에 의한 공정 진행과 재고 정보를 고객이 직접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자재 협력사의 MES와도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인터뷰> 김덕현 두산 전자BG SCM 팀장

 ▲생산관리시스템(MES)를 도입하게 된 동기는.

 -생산 정보의 가시성 확보가 가장 큰 동기다. 눈에 보여야 혁신이 시작된다. 궁극적으로 판매 및 생산을 동기화하는 SCM 고도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했다. MES로 확보된 정보가 주 단위 S&OP 회의의 기본자료로 활용돼 판매 및 생산 계획과 직결된다.

 ▲현재 MES 구축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메스렘, CCL, MCCL 공장 등 약 80%의 공장이 구축을 구축했으며, 프리즘 필름 공장 등 신성장동력 제품군 생산에 확대 적용해 내년 초 완료된다. 경영정보시스템, 연구개발 부문의 제품수명주기관리(PLM), 데이터 고도화를 위한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등 공격적인 IT 프로젝트가 내년까지 계속된다. 전사적 프로세스 개선과 SCM 완성을 통해 2012년 선두 소재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

 ▲성공적인 MES 도입을 위해 조언한다면.

 -목적을 정확히 인식하고 출발해야 한다. 단순한 생산 업무의 효율화 지원이 아니라,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눈’을 가지게 됨을 알아야 한다. 누군가를 감시하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혁신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경영자는 반드시 이 시스템을 통해 경영 현황을 점검해야 한다. 하나의 시스템으로 업무의 창구를 일원화 해야 빨리 오류가 시정되고 성공적으로 활용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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