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지능형 전력망 개발 선도하자

 소비자는 똑똑(스마트)하다. 인터넷의 발달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와 제품 탐색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인터넷 경제가 정착되면서 이전에는 공급자가 주도하던 시장을 이제는 소비자가 주도한다. 소비자는 인터넷에서 소비가 필요한 제품을 놓고 몇 번의 클릭으로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고 소비할 것인지 결정한다. 소비자가 점점 더 똑똑해져 가고 있다.

 전기소비로 눈을 돌려보자. 우리나라는 소비자에게 전기소비 선택권이 없다. 이동통신 시장은 소비자가 직접 통신회사별로 제공되는 다양한 요금표를 보고 본인 통화 형태에 맞는 최적 요금제를 인터넷으로 계약한다. 그러나 전기는 모든 소비자가 국내 유일한 전기공급 회사인 한전에서 공급받고 있으므로 전기 가격과 품질을 비교할 수 없다. 전기요금 구조와 수준에도 별 관심이 없다. 관심이 있어도 지금처럼 용도별로 구분된 평균요금 체계에서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이 시간별로 달라지는 것은 더욱 알 수 없다. 소비자는 그저 필요한 시간대에 전기를 소비하고 한 달에 한 번 청구되는 전기요금을 치른다. 그러면 전기 소비자는 다른 제품처럼 품질도 좋으면서 가격은 더 싼 전기를 찾을 의향은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독점 공급체제라 소비자가 반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 전기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지능형 전력망은 전력기술과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해 전력시스템을 디지털화, 지능화한 것이 핵심이다. 이로써 전기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 에너지소비 효율을 최적화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현하자는 취지에서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안에 지능형 전력망 로드맵을 만들고 내년에는 법을 정비할 계획이다. 2011년 시범도시 건설에 이어 2020년까지 지능형 전력망과 연동되는 가전제품을 내놓고 2030년에 전국을 지능형 전력망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능형 전력망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일대 변혁을 일으킬 것이다. 스마트칩이 내장된 가전기기는 전기 소비자별로 최적의 전기요금 시간대를 찾아 전기를 소비하게 된다. 한 달 전기소비량이나 전기요금 수준만 맞춰 놓아도 빈티지 시스템이 해결한다.

 각 가정이나 빌딩마다 전기저장장치를 설치해 놓고 전기 소비자가 설정해 놓은 가격 이하에서는 전기를 자동으로 저장했다가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에서는 충전된 전력을 사용하거나 전기회사에 판매한다. 이렇듯 지능형 전력망의 실현은 최적의 에너지 소비로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력수요를 분산시켜 피크 시간대를 위한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투자비도 줄일 수 있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지능형 전력망에 의해 새로운 전기산업의 장이 열릴 것이다. 우리에게 또 하나의 거대한 시장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강국이다. 이를 활용해 세계적으로도 시작단계인 지능형 전력망 개발을 선도해야 한다. 현재 도매전력 가격을 결정하고 전력망을 운영하고 있는 전력거래소는 실시간 전기가격 체계 도입 등 향후 지능형 전력망 추진과 관련한 정부정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직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다.

 오일환 전력거래소 이사장 ihoh28@kpx.or.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