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그룹 경쟁` 유통망에서 결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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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KT 출범을 앞두고 통신그룹 간 경쟁의 불이 유통망에 옮겨 붙었다.

 가입자 확보 및 수성이 고객 접점 관리에 달려 있다는 판단 아래 각 통신그룹이 유통망 경쟁력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LG통신그룹은 KT의 유통망 통합에 대항하기 위해 대대적인 유통망 정비에 나섰다.

 두 통신그룹은 KT의 유통망이 실질적인 ‘파워’를 내기 전 승기를 잡겠다는 목표 아래 사활을 걸고 유통망 강화에 매달렸다. 거점 지역 선점에 나서는 한편 각 진영의 유통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직영점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지방의 소매 유통 역량 강화와 철저한 유통망 관리를 모토로 내세웠다. SK텔레콤은 그동안 대형 매장은 많지만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직영점 수가 적어 소매 유통에 열세를 보였다. 단말기 제조사의 유통지배력이 점차 강해지는 것도 SK텔레콤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돼 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K텔레콤은 휴대폰 유통을 전담하는 SK네트웍스와 함께 인천·대전·광주 등 지방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상권을 선점할 방침이다. 지난달 확정한 ‘서바이벌플랜’에서 이런 계획을 구체화했다. 주요 시장을 선점해 KT 통합유통망 영향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직영점 위주로 유통망을 갖춰 철저한 유통망 체제를 다지기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 신규 유통망은 직영점 중심으로 구성해 유통 파워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유통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전문 관리 체제를 가동, 철저한 유통망 관리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통합 KT가 지난 2월 유통자회사 KTF M&S에 대규모 증자를 단행, 유통 전문화를 꾀하는 것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부터 가동한 TF를 중심으로 유통자회사 설립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해 온라인 유통망까지도 확실하게 관리할 계획이다.

 LG텔레콤 역시 유통망 효율화 고삐를 죄고 있다.

 LG텔레콤은 직영점 중심 영업 라인을 가동하면서 소매 영업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돼 왔다. 이를 십분 활용하는 한편 이동전화,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등을 묶은 결합상품 ‘LG 파워투게더 할인’ 판매 대리점 수를 확대하는 것도 통합 KT에의 대응 전략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대리점 매장 수를 늘리는 유통망 확대에 치중해 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좋은 입지 확보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KT가 경쟁사 대리점을 자사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만큼 더욱 체계적으로 유통망을 관리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KT는 지난해 KTF와 유통망을 통합하고 유통 자회사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이미 KT프라자와 KTF 쇼 매장에서 메가TV와 휴대폰 가입, 기기·명의 변경 등 업무를 함께 처리하면서 유무선 상품 관련 업무를 원스톱 처리하는 통합 유통망의 위용을 갖췄다. 이 회사는 최근 새 브랜드 ‘쿡’과 함께 결합상품 마케팅을 전개, 통합유통망 전략이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