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45주년 맞은 IBM `메인프레임 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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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IBM의 대표 브랜드 메인프레임 서버가 7일 출시 45주년을 맞는다.

 오늘날 컴퓨팅 혁명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이라는 평과 함께 고객 종속을 유발하는 폐쇄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메인프레임의 지난 45년을 돌아봤다.

 ◇컴퓨팅 혁명의 단초=1964년 IBM은 사용자 요구에 360도로 대응한다는 의미를 담은 첫 메임프레임 ‘시스템/360’을 선보였다. 특정 고객을 위한 고유한 컴퓨터를 제조해야 하고, 시스템을 업드레이드할 때마다 주변기기 모두를 교체해야 했던 당시 컴퓨팅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는 시도였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지만 IBM 메인프레임은 출시 이듬해인 1965년 미 MIT 링컨연구소에서 첫 신고식을 치른 이후 지금은 포천 글로벌 500대기업 중 70%가 사용하는 성공작이 됐다. 한국에서는 1967년 경제기획원 통계국에 ‘시스템/360 모델 1401’이 처음으로 설치됐다.

 성능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다. 시스템/360은 0.05MIPS, 즉 1초에 명령어 5만개를 처리할 수 있었지만 최신 모델 ‘시스템 z10’은 3만657MIPS로 초당 306억5700만개를 처리한다. 단순계산으로는 60만배 이상 처리속도가 빨라졌다. 모습도 달라졌다. 첫 출시 때는 ‘집채만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렸지만 최근에는 가정용 냉장고 정도 크기로 줄어들었다.

 ◇혁신으로 재도약=가상화 기술을 최초로 도입하고, 한때 전 세계 금융·공공 시스템을 독식할 정도로 위용을 떨친 메인프레임이지만 1990년대 이후 유닉스 서버라는 강적을 만나면서 시련을 겪었다.

 개방성을 앞세운 유닉스 서버가 메인프레임 못지 않은 성능까지 갖추면서 ‘대형시스템=메인프레임’이라는 공식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IBM마저도 메인프레임사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유닉스 서버 사업을 본격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국에서도 ‘다운사이징’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많은 기업이 유닉스 서버로 돌아섰다. 일일이 세기 힘들었던 국내 메인프레임 사이트는 40개 안쪽으로 줄어들었다.

 IBM은 이 같은 흐름을 외면하기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폐쇄적이라는 인식을 떨쳐버리기 위해 지난 1999년 리눅스 OS를 받아들이는 등 개방성과 유연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일본 노무라증권에 메인프레임과 이기종 서버를 혼용한 하이브리드형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칼 프로인트 IBM 부사장은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메인프레임의 장점을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나 이기종 컴퓨팅 플랫폼으로 확대 적용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기업의 데이터베이스 규모가 커지면서 메인프레임 시장의 성장세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