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에서 독주하는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기업을 겨냥한 대만·일본 반도체 기업의 연합군이 결국 결성됐다. 이에 따라 대만을 중심으로 한 D램 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층 속도를 내고 특히 D램 가격이 조기 회복, 국내 기업에 적지 않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블룸버그 및 업계에 따르면 대만 정부가 반도체 업계 회생을 위해 설립한 타이완메모리가 해외 기술 협력사로 일본 최대 D램 업체인 엘피다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D램 관련 공동 개발과 신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공유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등 전례없는 극심한 반도체 불황 탈출을 시도한다.
◇대만-일본 연합군 출범=대만·일본 연합 진영에는 대만 타이완메모리를 꼭짓점으로 파워칩·프로모스·윈본드·렉스칩(파워칩·엘피다 합작사) 등 대만 4개사와 일본 엘피다가 합류하는 모양새를 갖출 전망이다. 아이서플라이 최신 자료에 따르면 D램 시장에서 엘피다 15.3%, 파워칩 4.0%, 프로모스 2.7%, 윈본드 0.6%를 기록, 이들 연합군은 총 22.6%를 점유해 삼성전자(30.2%)의 뒤를 잇는다. 하이닉스는 19.4%를 점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계기로 대만 정부가 대만 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수개월 동안 진행해온 대만 반도체 기업의 통합 작업이 방점을 찍게 됐다. 일본 엘피다 역시 400억엔(5500억원)의 설비 투자 자금이 추가로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에서 대만 정부의 700억대만 달러(약 2800억원) 지원을 받게 돼 자금난에 일부 숨통이 트였다.
◇국내 업계, “찻잔 속 태풍”= 국내기업의 시장지배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하이닉스가 50나노급을 주력 공정으로 하는 반면에 일본 엘피다는 65나노, 파워칩은 70나노를 주력공정으로 삼고 있어 원가경쟁력이 뒤떨어진다. 국내 기업은 1Gb DDR2 D램 가격이 2달러대에 거래되면 손익 분기점을 충분히 맞추지만 대만·일본 연합진영은 미세 공정 역량이 부족한 편이다.
타이완메모리가 엘피다와 협력, 모바일 D램 시장에 초점을 맞췄지만 시장 점유 격차가 워낙 커 삼성전자를 뒤쫓기에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하이닉스가 원가경쟁력과 기술력으로 엘피다 진영을 뒤흔들고 있다.
아이서플라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삼성은 4.3%포인트 증가한 50.5%, 하이닉스는 6.7%포인트 늘어난 13.8%를 기록한 반면에 엘피다는 무려 7%포인트 감소한 28.9%를 기록, 삼성·하이닉스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만·일본 연합진영에서 기술 이전·설비 확충 등을 진행한 데 따른 생산 공백 기간이 최단 3∼6개월 걸릴 것으로 예측돼 반도체 가격 상승 기류를 형성한다”며 “키몬다 파산과 더불어 대만 기업 구조조정은 국내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김유경기자 smahn@etnews.co.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게임체인저가 온다'…삼성전기 유리기판 시생산 임박
-
2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3
필에너지 “원통형 배터리 업체에 46파이 와인더 공급”
-
4
LG전자, 연내 100인치 QNED TV 선보인다
-
5
램리서치,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참전…“HBM서 축적한 식각·도금 기술로 차별화”
-
6
소부장 '2세 경영'시대…韓 첨단산업 변곡점 진입
-
7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8
삼성SDI, 2조원 규모 유상증자…“슈퍼 사이클 대비”
-
9
비에이치, 매출 신기록 행진 이어간다
-
10
정기선·빌 게이츠 손 잡았다…HD현대, 테라파워와 SMR 협력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