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KT에 헌신한 서정수 전 KT 부사장(52)이 KTH 사장으로 취임한다. 서 사장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는 첫 경험이다.
CEO 취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서 사장은 “통합 KT가 지향하는 유무선 통합 등 컨버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KTH가 일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짤막하게 응대했다. 이어 서 사장은 “KTH에 대해 공부(?)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31일 취임하는 서 사장은 KT가 지난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선발한 공채 1기로, 1983년 입사했다.
경복고와 성균관대(경제학) 출신의 서 사장은 KT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대표적인 ‘브레인’이다. 서 사장의 이력을 보면 KT에서 내로라 하는 중량급 인사로 거론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서 사장은 KT에 입사한 이후 글로벌사업단장과 재무실장, 기획조정실장, 기획부문장 등 핵심 요직이라는 자리는 모두 거쳤다.
지난 2002년 KT 민영화 당시 주식 매각 협상을 주도했고, KT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시킨 결정적 계기인 SK텔레콤과의 지분 맞교환을 성사시킨 인물이 바로 서 사장이다.
그는 지난 해 남중수 전 사장 사임 이후에는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았다. 올해 초에는 그룹전략 CFT장을 맡아 KT-KTF 합병을 진두지휘했다.
KT 전·현직을 막론하고 서 사장처럼 화려한 이력을 쌓은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숨돌릴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린 서 사장이 쉽지 않은, 민감한 업무를 차질없이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서 사장이 각종 협상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판단이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이라는 게 KT 안팎의 평가다. 치밀한 기획력과 과감한 추진력 또한 서 사장에게 늘 따라붙는 수식어다.
서 사장은 소신이 지나치게 강한 탓에 때로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곤 한다. 하지만 KT에서 서 사장과 같이 근무했던 선후배들은 “깊은 고민 끝에 옳다고 생각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강하게 밀어부치는 게 서 사장의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KT 사장을 역임한 모 인사는 서 사장에 대해 “참 똑똑한 친구”라고 평가했다.
개인적으로 CEO로서의 포부가 무엇이냐, 어떤 모습으로 KTH 변신을 추진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서 사장은 “당분간 열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한 채 “때가 되면 한 마디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미소로 화답했다.
김원배·이수운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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