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유통·서비스 수직계열화
SK그룹이 휴대폰 제조업에 재진출한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사실상 휴대폰 제조업에 다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휴대폰 제조와 이동통신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3면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C 계열인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SK텔레시스는 최근 자구 노력 차원에서 휴대폰 제조업에 나서기로 하고 오는 7월께 SKT에 일반 휴대폰 1종을 공급하고 연내에 법인용 스마트폰을 추가로 개발·생산, 공급할 계획이다.
SK텔레시스는 이미 퀄컴의 칩세트(모델명 MSM 6250)과 배터리 등의 부품 공급 계약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측도 사내에 G프로젝트팀 등 단말기 사업을 위한 팀을 설치해 운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SKT는 이 팀을 통해 단말기 기획·디자인·플랫폼을 연구하며, HTC(대만업체) 등서 개발한 단말기를 공급받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OEM)·제조자설계생산(ODM) 방식으로 단말기 사업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HTC의 스마트폰이 출시됐으며, 이런 형태의 단말기 조달은 앞으로 비중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SKT가 진행중인 유통 자회사 설립과도 맞물려 더 큰 관심을 끈다. 이미 ‘PS설립추진단’까지 설립해 진행중인 유통사와 제조가 합류하면 SKT는 제조·유통·서비스의 수직 계열화가 완성된다.
특히 KT, LG그룹 등 단말 제조업체를 갖고 있는 서비스사업자와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삼성전자 등 제조업에서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서비스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제조업체와의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S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휴대폰 제조업에 대해 대외에 공개할 만한 내용이 없다”면서 “SKT가 직접 하는 것은 아닌 만큼 확대 해석을 하지 말아달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시스측도 “단말기 제조는 어려워진 회사의 자구노력 차원서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일상적인 비즈니스 활동으로 그룹 및 SKT와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심규호·양종석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