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2002년 작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기억하는가. 여러 철학적 개념과 네트워크와 인간의 결합을 다룬 주제도 놀라웠지만 주인공을 순식간에 보이지 않게 만드는 ‘투명 망토’를 시각화한 것도 관객의 찬탄을 자아냈다. 머지않아 이 투명망토가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세계 각지에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메타물질 연구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물질(metamaterials)은 일반 물질의 성질과 달라 물리법칙(laws of physics)을 위반한다. 예를 들어 메타물질로 만든 렌즈는 일반 렌즈보다 더욱 날카롭게 초점을 맞출 수 있어 이른바 회절한계(diffraction limit)를 극복해 세포 안의 효소까지 들여 다볼 수 있다. 게다가 가시광선을 피하는 메타물질을 발견하면 보이지 않는 투명 망토(Invisibility cloak)도 만들 수 있다.
2006년에 미국 듀크대학과 영국 임페리얼대의 연구원들은 구리 원자 실린더를 중심으로 10여개의 유리섬유 고리(fibreglass rings)로 만들어진 메타물질을 만들었다. 이 소재는 전자기파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메타물질로 만든 판으로 여러 겹을 둘러 만든 원통형의 장치에 물체를 넣고 장치 밖에서 극초단파인 마이크로파를 쏜 결과, 마이크로파는 장치 안에 든 물체에 반사되지 않고 피해서 지나갔다. 투명 망토를 만들어 물체들을 안 보이게 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듀크대의 연구는 인간이 보는 가시광선보다 더 긴 파장인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것으로 인간은 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UC 버클리대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연구진이 빛의 굴절 원리를 이용한 투명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이 메타물질은 3차원 물체 주위에서 빛을 구부려 돌아가게 함으로써 물체가 보이지 않게 한다.
최근의 연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지난 1월, 미국과 중국의 과학자들이 메타물질을 초고속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적외선과 가시광선 영역을 포함하는 더욱 넓은 스펙트럼의 주파수를 차단할 수 있는 투명망토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한다. 대개 하나의 가시광선 파장에서만 작동하는 기존 메타물질 연구에 비해 훨씬 진보됐다고 평가할 만하다.
물론 이런 연구가 바로 현실화, 상용화 할 수준에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발견은 다른 메타물질을 개발하는 데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지금까지 개발된 각종 기술을 한 차원 진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새로운 기술 개발을 촉진할 것이다.
메타물질이 현실화된 세상, 궁금하지 않은가.
차원용 아스팩경영연구소장 wycha@StudyBusin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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