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외환위기 때와 달리 매출 감소 속에서도 R&D투자와 인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23일 발표한 국내 주요기업의 2008·2009 연구개발투자·연구원 채용 현황 및 채용 계획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올해 R&D 투자를 2.0% 늘리고 연구원 채용도 10% 가까이 확대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국내 기업들이 R&D투자와 연구인력을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각각 9.9%, 11.6%로 줄여,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올해 국내 기업들의 R&D 투자는 27조 6058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역시 2.57%로 전년 대비 0.06%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우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6년 이래 처음으로 R&D투자가 마이너스(△1.2%)를 기록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11.4% 가까이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조선(18.2%), 정보통신(11.6%), 소재(10.0%) 등의 순으로 R&D투자를 확대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9.1%), 자동차(△3.2%) 분야는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로는 전기전자산업이 전체 기업 R&D 투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13조 673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다음으로 자동차(14.9%), 화학(9.4%)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구원 신규 채용계획 규모는 지난 2008년 전체 연구인력 20만명의 10% 수준인 1만9189명으로 나타났으며 중소기업 신규 채용규모가 68.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산업에서 7000여명(36.4%)의 연구원을 채용, 가장 많은 신규 채용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다음으로 기계소재(28.1%), 정보통신(16.7%) 순이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측은 “IMF위기 때와 달리 기업들이 미래를 위해 최소한의 R&D투자와 인력 확보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라며 “정부가 한시적이라도 기업 R&D 투자 확대를 위한 조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기업부설 연구소를 보유한 1만6000개사 가운데 7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월5일부터 2월1일까지 이루어졌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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