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소년 유해물로 판정한 음악이 동영상 형태로는 청소년에게 아무런 여과 없이 배포되고 있다. 이는 음악과 동영상의 주관 부처가 다르고 심의 규정도 제각각이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가족부가 청소년 유해물로 규정한 가요나 팝송 등의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버젓이 서비스되고 있다. 이 가운데는 동방신기의 ‘주문(미로틱)’이나 비의 ‘레이니즘’ 등 청소년에게 인기를 끄는 곡도 포함됐다. 재닛 잭슨의 ‘피드백’ 등 인기 있는 팝송도 청소년유해물에 해당한다. 이 곡들은 지나친 선정성이나 폭력성 등이 담긴 가사가 문제로 지적됐다.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된 곡이 든 음반은 청소년에게 팔 수 없다. 컬러링이나 블로그 등을 꾸미기 위해 사용되는 디지털 음원도 마찬가지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는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된 음악을 미성년자에게 배포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반면에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된 곡의 뮤직비디오는 판도라TV 등 동영상 서비스는 물론이고 네이버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이 동영상들은 회원 가입 등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접근 가능하다. 네이버에는 동방신기의 주문(미로틱) 관련 동영상이 무려 533개나 올라와 있다. 비의 레이니즘 관련 동영상도 404개에 이른다.
청소년 유해물로 지정된 음악과 뮤직비디오가 다른 잣대로 서비스되는 이유는 주무 부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음악은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심의한다. 동영상은 문화체육관광부 유관기관인 영상물등급위원회가 관리한다. 심의기관이 다를 뿐 아니라 기준도 제각각이다.
김성벽 보건복지가족부 아동청소년매체환경과장은 “주무 부처가 다르다보니 기준도 약간씩 차이가 난다”며 “조만간 관련 부처와 협의해 콘텐츠의 청소년 유해성을 함께 판단할 수 있는 협의기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장동준·이수운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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