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시설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한 조사를 포함한 대응 업무를 맡아 최일선에서 일하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는 보람과 긍지가 크다.
우리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20기의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게 잘 가동되고 있지만 기계적인 결함들에 의해 종종 사건이 발행하곤 한다.
발전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라는 게 규칙적이지 않아서 주말이든 한밤중이든 일이 발생하는 대로 출동해야 하는 긴박함이 반복된다. 한가한 주말에도 주머니 속 송곳처럼 숨어 있는 긴장감이 맴돌곤 한다.
주말을 이용해서 좋아하는 운동을 하다가 발전소 비정상 자동알림 메시지를 받으면 땀이 범벅이 된 채로 부랴부랴 운동을 그만두고 안전기술원으로 향한다. 그러는 동안에 머릿속에서는 사건 대응 지침 논리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15분 만에 도착해 사무실 자리에 앉아 현장과 연락하며 상세 사건 진행 내용 파악과 보고선상에 따른 동향 보고, 현장에 파견할 조사팀을 구성한다.
우리 현장조사팀은 원전 사건 발생 시 원인 파악, 상태 평가와 함께 원전 운영자의 대응 활동에 대한 적합성을 평가하는데 이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해결하기가 어려운데 말 못하는 기계는 더욱 그렇다.
고장이 발생할 때 다양한 현상이 발생하는데 고장 확인이 바로 안 돼 애를 먹는 경우에는 속이 타들어가는 긴박함이 밀려오곤 한다.
남들이 평온하게 가족과 같이 도란도란 웃으며 얘기하는 주말에도 발전소에 가서 사건 내용을 확인하느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갑론을박 끝에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완성해서 원전 정문을 나설 때면 마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신년 원자력발전소가 늘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언제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업무에 임할 것을 다짐해 본다.
이덕헌 원자력안전기술원 안전분석실장 leedh@kins.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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