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변방으로 밀려나지 않으려면 웹 표준을 따르기 위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가속화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정부기관·공공기관·병원·은행·기업 등은 개발기간을 짧게 하기 위한 목적과 표준에 대한 무지로 웹 표준을 지키지 않은 채 웹 사이트를 구축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비표준인 액티브X 기술을 활용해야만 이용이 가능하도록 웹 사이트를 구축하거나 전자결제·공인인증 등 각종 서비스도 비표준 기술로 구축한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나 많은 공공 및 기업 웹 사이트들이 비표준 기술에 따라 구축됐는지 현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고 대책 마련도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특정 회사의 기술 없이는 웹을 사용하기 힘든 정보화 환경을 구축하고 있는 탓에 세계 웹 표준화 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기 힘들다”며 “웹 표준화가 하루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웹 기반으로 이뤄지는 비즈니스와 정책 분야에서 뒤질 수 밖에 없고 정보가 끊김 없이 흐르고 소통해야 하는 지식정보사회에서 뒤처질 위험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공공기관 및 다수가 이용하는 금융과 서비스 분야 웹 사이트는 웹 표준에 따라 구축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무엇보다 정부와 공공기관 웹 사이트의 액티브X 사용현황을 파악해 이를 대체할 중장기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현황=현재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는 액티브X 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액티브X는 MS가 윈도 운용체계(OS)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개발한 것이다. MS의 응용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문서 등을 웹과 연결시켜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 MS의 웹 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해 액티브X 기술 기반의 웹 사이트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액티브X를 내려받아 PC에 설치된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자바(Java)에 대항하는 기술이다.
웹 표준기구인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은 다양한 웹 브라우저로 어떤 웹 사이트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웹 표준을 만들고 있다. 문제는 MS가 이 기구에 동참하면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8(IE8) 버전에서 액티브X를 줄이겠다고 밝히는 등 변화를 보인다는 점이다.
국내 금융권이 테스트한 결과 액티브X가 지원되지 않는 웹 브라우저를 사용해 국내 금융권 웹 사이트에 접속하면 접속화면이 깨지거나 액티브X를 통한 파일 내려받기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MS 측과 협의해 임시방편으로 문제를 해결해 두긴 했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서는 액티브X가 전혀 지원되지 않는다. MS의 모바일용 운용체계인 윈도 모바일도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웹 사이트나 모바일 웹을 구축할 때 웹 표준을 따르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우리나라는 특정 회사의 비표준 기술에서만 동작하도록 웹 사이트를 구축한 경우가 많은데 이용자가 이 때문에 손해를 봤을 경우 기댈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액티브X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모바일 웹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대폰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잘 만드는 것만 능사가 아니라 웹 표준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야만 미래사회에 대비한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액티브X만 문제가 아니다. 키보드 해킹 툴, 전자결제, 공인인증 등 각종 서비스가 비표준 기술로 개발돼 제공되고 있다. 또 시스템 내부 연계에 사용되는 모듈도 비표준 기술로 구현된 것이 많다. 앞으로 다른 시스템과 연계가 활발해지면 문제를 낳을 소지가 크다.
◇대책과 전망=다행히 NHN·다음커뮤니케이션·SK텔레콤·KTF·LG텔레콤 등의 포털과 이동통신업체 및 휴대폰 업체와 모바일 솔루션 업체 등은 ‘모바일웹2.0포럼’을 결성해 모바일 웹에 대한 표준을 제정했다.
이 표준을 따라 모바일 웹을 구축하면 ‘모바일 OK’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행정 및 공공기관의 모든 정보화사업이 사업계획 수립 단계부터 비표준 기술이 적용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입증하는 절차를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또 행정 및 공공기관이 대민서비스용으로 제공하는 전자정부 서비스는 액티브X 등과 같은 비표준 기술로 구현된 모듈이 없음을 입증토록 하고, 전자정부 서비스 중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은 제3의 기관에게 표준 준수를 검증하게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웹 표준 준수를 위한 개발자용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하고 웹 표준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소규모 SW 업체들이 정부 정책을 무리없이 따를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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