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빌트인(Built-In) 가전이 설치된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전자제품용 인쇄회로기판(이하 기판)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제품이 개발돼 새로운 기술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즉, 휴대폰 등 전자제품을 분해해보면, 녹색의 기판 위에 반도체, 콘덴서 등 다양한 부품들이 장착되어 있으나, 앞으론 이 부품들 중 상당수가 기판 내부로 들어간다.
삼성전기는 국내 최초로 반도체가 내장된 휴대폰 및 반도체용 임베디드 기판, 일명 ‘빌트인 기판’을 개발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기판은 기판 내부의 층과 층 사이에 반도체가 내장돼 있어, 육안으로는 반도체 장착 여부를 알 수 없는 블랙박스형 구조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 빌트인 가전이 설치된 벽면을 연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완성된 기판 위에 와이어본딩 또는 납땜(솔더링)으로 반도체를 장착하고 있으나, 임베디드 기판은 기판 제작과정 중 반도체를 기판 내부에 삽입하는 방식을 적용해 기판 제작 시간 및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삼성전기측은 “반도체가 기판 위에 장착되는 기존 기판보다 두께나 크기를 30% 이상 줄일 수 있어 전자기기의 경박단소화, 다기능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세계적인 휴대폰,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 시기를 앞당겼다고 평가하고, 창조적 제품 개발을 위해 폭 넓은 기술협력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기의 임베디드 기판에는 메모리•비메모리 등 4~6개에 달하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콘덴서, 저항, 인덕터 등 수동부품도 다량 내장되어 있다.
삼성전기 기판사업부 류병일 부사장은 “이번 제품 개발을 계기로 신개념의 기판 개발 및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임베디드 기판 양산을 위해 사업화 TF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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