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방송 콘텐츠 사용과 전송료를 두고 업계·업체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KT와 KBS·SBS가 최근 IPTV 지상파 실시간 전송에 합의하면서 LG데이콤이나 SK브로드밴드 같은 후발 사업자는 물론, 케이블사업자(SO) 들도 새로운 시장에 맞설 다양한 대비책과 협상 카드 마련에 적극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 매체 시대를 맞아 지상파 방송이라는 콘텐츠가 ‘귀한 몸’이 된 상황으로 여러 협상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가 많다. IPTV 사업자나 케이블방송 SO들도 다양한 대비책 점검과 함께 지상파와의 전송료 협상이라는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상파 ‘느긋’= KT와 지상파 사업자 간 IPTV 재전송에 합의 이후 지상파 3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세부적인 전송료 금액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지만 별도의 큰 비용요인 없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은 동시 재전송 유료화의 물꼬를 열면서 SO의 디지털 케이블 상품에 대한 유료화 명분을 보다 확실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SO를 향한 지상파 유료화 압박의 강도가 전보다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늘고 있다.
SBS 관계자는 “최근에는 IPTV와의 협상에 집중해왔고 SO들과 법정 공방 이야기까지 한 이후에는 추가적인 접촉은 하지 않은 상황”며 “어떤 식이든 SO 측과도 유로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LG데이콤이나 SK텔레콤 등 후발 IPTV 주자들과의 콘텐츠 협상에서도 ‘신규 서비스 시작’이라는 협상 데드라인이 있고, KT와 어느 정도의 협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은 만큼 한결 여유롭다는 전망이다.
<>IPTV업계 ‘정중동’= KT가 ‘IPTV에서 지상파를 볼수 있다’는 큰 길을 뚫었다. 하지만 세부 전송료 협상에서는 많은 난관이 있을 수 있다. 벌써부터 너무 고가의 협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부담이 적지만은 않다. KT는 일단 양질의 서비스를 목표로 합리적인 전송료 합의가 가능토록 한다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SK브로드밴드와 LG데이콤은 KT보다 더 수세적 입장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상파와 KT의 협상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 왔을뿐 정작 자신이 주도권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평가다. KT와의 협상에 준하는 지상파의 전송료 요구가 거세질 가능성이 큰 데다 KT와는 IPTV 서비스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이중 부담을 느끼고 있다.
IPTV 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KT가 지상파 전송료에서 큰 베팅을 했다면 유사한 기준의 전송료 금액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IPTV라는 신규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자의 안정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이런 부분을 적극 소구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O업계 ‘일전 불가피’= 오랜 기간 지상파 방송사와 지루한 공방을 벌였던 SO들도 향후 지상파 유료화 압박의 강도가 전보다 한층 강화될 것임을 알고 있다. 일단, SO들은 지상파 방송사에게 먼저 협상을 요구하기 보다는 지상파방송의 공세를 보고 이에 대한 대응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또 SO들은 서비스 개시 시점이 목박혀 있는 IPTV사업자와는 성격이 다른 만큼, 협상이나 논의를 최대한 뒤로 늦추면서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현대증권 미디어 담당 한익희 연구원은 “SO는 IPTV가 지상파 방송으로 중무장하고 나설 것이기 때문에 과거 지상파 없이 출범한 스카이라이프보다 강력한 경쟁 매체를 만나게 됐다“며 “SO는 대형화를 서둘러 검토할 것이고, PP에 대한 우세한 점유를 내세워 IPTV에 대한 견제를 한층 강화하는 전략을 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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