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교과부·복지부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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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산고 끝에 IPTV가 마침내 선보일 모양이다. KT가 내달 시범서비스를 시작으로 IPTV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고, SK브로드밴드·LG데이콤 등도 이변이 없는 한 조만간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IPTV는 무엇인가. IP망을 이용해 제공하는 영상·음성·데이터 등을 포함한 다양한 양방향 서비스다. 단순히 공급자가 쏘아주는 콘텐츠를 받아보는 ‘일방향’이 아니라 상호작용(interactive)하는 획기적인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IPTV는 분명 새로운 플랫폼이며, 새 시대를 여는 상징이다. ADSL(VDSL)을 기반으로 한 기존의 인터넷이 일방향성이라면 IPTV는 업로드·다운로드가 자유로운 말 그대로의 양방향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기반은 바로 FTTH다. ADSL(VDSL)에 이어 10여년 만에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현실화된 것이다. ADSL은 데이터를 다운로드하는 속도가 고작 해야 몇 메가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업로드는 이보다 훨씬 못하다. FTTH는 업로드·다운로드 속도가 100메가까지 가능하다.

 ADSL이 ISDN보다 네 배가량의 속도 향상을 가져왔고 VDSL은 ADSL보다 그만큼의 속도 개선을 일궈냈다. FTTH 또한 VDSL보다 네 배 이상의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산업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경험적으로만 보더라도 FTTH는 현재보다 네 배 이상의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신세계의 핵심이자 전제는 콘텐츠다. 콘텐츠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교육에서부터 의료·게임·영화·국방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담아야 할까. 우선, 우리나라 현실적 여건으로 보면 교육이 좋은 콘텐츠가 될 것이다. 의료도 마찬가지고 건강도 그 하나가 될 것이다. 유통·국방·정치·게임·영화 등 모든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당연히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교과부는 초기 IPTV의 성공을 가늠할 어마어마한 콘텐츠의 보고다.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를 가졌다는 의미다.

 예컨대 대학에서 온라인 강좌를 의무적으로 개설토록 하고 이를 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고교에서도 온라인 강좌를 의무적으로 듣도록 하고 이를 시험에 반영하는 과목 개설을 생각할 수 있다.

 복지부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진료를 법제화하고, 이를 통해 IPTV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라는 것이다. 천문학적인 건강보험 적자를 줄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일조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민간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 업체들은 특히 지상파TV의 전통적인 콘텐츠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 5분짜리 요리 강좌에서부터 교육·문화·의료·게임과 관련한 각종 실험적 콘텐츠 제작을 시도해야 한다.

 이미 일본은 다양한 콘텐츠 프레임 개발이 일상화돼 있으며, 미국·영국 등 구미지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수출시장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의 새로운 시대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가 각광받는 시대다. 우리나라는 특히 각종 인프라와 사회문화, 인력 등에서 세계 최고의 차세대 테스트베드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IPTV라는 새롭고 광대한 플랫폼의 성패는 지상파TV 프로그램 실시간 재전송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종 콘텐츠 개발과 상품화에 달렸다. 다른 부처보다 먼저 교과부와 복지부의 역할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승정 정보미디어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