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의 LCD 패널 교차 구매가 마침내 성사됐다.
지난해 5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출범 당시 이상완 삼성전자 사장과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패널 교차 구매를 약속한 뒤 1년 이상 협상 끝에 만든 성과물이다. 그동안 삼성·LG의 자존심 싸움에 대만 LCD 패널 업체들만 수혜를 입었다는 점에서 ‘대대 협력’의 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됐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VD사업부는 LG디스플레이에서 17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LCD 패널을 내년 1월부터 월 4만장 안팎 규모로 구매할 계획이다. 또 LG전자 DD사업본부는 삼성전자 LCD총괄에서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용 LCD 패널을 오는 12월부터 월 4만장가량 조달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삼성·LG 양대 기업 간에 역대 처음으로 LCD 패널을 교차 구매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삼성과 LG는 지금까지 서로를 배제한 채 모자라는 LCD 패널 물량을 대만 업체에서 사들여 왔었다.
디스플레이협회 측은 “LCD 패널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양사가 상생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해 이번 합의에 도달하게 됐다”면서 “무역수지 개선 등 국민 경제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패널 구매처를 다변화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패널 교차구매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삼성과 LG가 각각 구매하기로 한 모니터용 LCD 패널 월 4만장 규모는 TV·모니터·노트북PC 등 대형 LCD 패널을 통틀어 양사가 생산하는 물량의 1%에도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초 약속한 TV용 LCD 패널은 이번 교차 구매 대상에서 제외됨으로써 그 효과가 크게 반감됐다는 평가도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7인치와 22인치 해당 제품군에서는 구매물량이 전체의 10%를 웃도는 수준”이라며 “일단 처음 (교차 구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향후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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