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기술이 미래다] 디지털 컨버전스-‘실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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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으로 기술은 어디든 스며들었으며 많은 것을 바꿨다.

 정치에는 그리스의 아고라를 사이버스페이스로 되살렸다. 문화에는 1인, 개인 미디어를 발전시켰으며 롱테일 효과로 인터넷 경제의 근간도 흔들었다. 호이징가가 말한 호모 루덴스(유희적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술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영역이 날로 확장됐다.

 이 영역 기술의 화두는 언제나 단 하나, ‘실감’이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는 실제로 하지 못하는 행위에 대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파일럿이 아닌 사람들은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최신 전투기를 조종해 보고 열광한다. 레이싱 게임에선 슈퍼카로 F-1 챔피언 미하엘 슈마허의 옆을 달리며 아드레날린을 내뿜는다.

 디지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즐거움은 실제와 얼마나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는지에 비례한다. 항상 최고의 ‘실감’을 추구해왔다. SD로 시작한 영상 해상도는 HD를 거쳐 이제는 풀HD가 아니면 받아들여지지 않는 수준이 됐다.

 음향도 모든 소리가 하나의 스피커에서 뭉뚱그려 나오던 시기를 지나 왼쪽과 오른쪽이 구분된 스테레오로 변천됐다. 이제는 서라운드, 돌비, SRS 등의 기술이 종합된 5.1채널, 7.1채널 음향이 대세가 되고 있다. 모두 녹음 당시 음원의 방향을 짐작하게 하는 기술들이다.

 실감이 더해질수록 사람들은 더욱 열광한다. 시장도 그만큼 커진다. 영화 사상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의 성공에는 배우들의 호연, 각본의 훌륭함 외에 눈을 압도하는 ‘아이맥스(IMAX)’ 화면의 공도 크다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뱅크는 최근 미국에서 각 TV기업들이 40인치 이상 LCD TV 라인업의 70% 이상을 풀HD로 구성, 대형 TV에서 풀HD 제품군의 프로모션을 더욱 본격화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40인치와 42인치 제품은 70% 전후, 46인치대 이상의 제품에서는 거의 90% 전후가 풀HD 제품으로 구성되는 등 풀HD 제품은 화면 크기가 큰 제품군일수록 구성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 풀HD LCD TV의 평균가가 HD 제품보다 약 35% 정도 높았지만 8월에는 그 격차가 약 17%까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최상의 ‘실감’ 영상을 주는 풀HD 시장은 더욱 확대 일로를 걸을 전망이다.

 디지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의 주도권은 누가 얼마나 더 실감을 주는지에 달렸다.

최순욱기자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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