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08’, 삼성전자 CEO 이윤우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섰다. 그가 포토 석상에서 손에 쥔 것은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 또 하나는 삼성전자 매출의 일등 공신 보르도TV였다. 업계에서는 이윤우 부회장이 직접 ‘삼성테크윈 일병 구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냈다.
삼성테크윈의 디지털카메라(DSC)사업의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다행히 142억원의 흑자로 돌아섰지만 작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주 요인은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새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테크윈이 펜탁스와 손잡고 연초에 DSLR 신제품 ‘GX-20’을 선보였다. GX-20은 삼성테크윈과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CMOS 이미지센서를 국산화해 시선을 끌었다. 신제품 출시 후 삼성테크윈의 DSLR 카메라 국내 시장 점유율은 10%대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다른 브랜드에서 속속 신제품을 내놓자 최근에는 한 자릿수 초반대로 떨어졌다. 대신 소니가 이 자리를 메꿨다. 소니코리아는 올해 보급형에서 중고급형까지 다양한 DSLR 카메라를 쏟아내며 시장점유율 10%를 탈환, 캐논·니콘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카메라 출하량 기준 세계 4위에 오르는 등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지만, DSLR 카메라 분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이다. 아직 삼성테크윈은 차기 DSLR 신제품의 컨셉트 및 출시 일정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장기적인 성장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와의 유통망 단일화도 올해 상반기 내로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해외 유통망 정비 작업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3분기 디지털카메라 부문 영업이익률 추정치를 3%에서 -4%로 하향조정한다”며 “2008년 카메라 부문 영업이익률이 -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메라 업종의 특성상 소비 심리 위축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대해 삼성테크윈은 “현재 중급 기종에 한정된 라인업을 2010년까지 보급형에서 고급형까지 선보이며 확대할 계획”이라며 “시장 침체로 DSC사업이 예상보다 주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내년부터 삼성전자와의 해외 유통망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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