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LCD 패널 사업의 첫 삽을 떴던 경기도 기흥사업장 2세대(370㎜*470㎜) 라인(일명 L1)에서 모바일 LCD 패널 양산을 사실상 중단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과거 라인에서 양산제품 대신에 태양광·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신수종 제품의 연구개발(R&D)용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L1 공장은 지난 1995년말 가동한뒤 10년이 지나면서 그동안 휴대폰 등 10인치 이하 모바일 LCD 패널을 주로 양산해왔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CD 총괄은 최근 기흥사업장의 2세대급 L1 라인에서 중소형 LCD 패널 양산물량을 극히 일부로 축소하는 대신, 태양광·OLED 등의 분야 R&D에 활용도를 높여가고 있다. 기흥사업장에는 L1라인과 3세대(550㎜*650) LCD 패널 공장인 L2 라인이 들어서 있으며, 차세대연구소 소속 R&D 라인(300㎜*400㎜)도 함께 운영중이다. L1라인의 경우 박막 태양광과 OLED 패널에 핵심 공정인 저온폴리실리콘(LTPS) 라인이 구축돼 R&D용으로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L1 라인을 통해 오는 연말까지 14인치 TV용 능동형(AM) OLED 패널 양산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OLED 패널 사업에 오랜 경험을 갖춘 네오뷰코오롱과 공동으로 14인치 AM OLED 패널 시제품을 개발하고, 양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또한 L1 라인에 박막 태양광 R&D 1개 라인에 이어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꼽히는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방식의 R&D 라인도 곧 구축키로 했다. CIGS 기술은 기존 박막 태양광 양산의 최대 취약점인 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L1라인의 경우 지금까지 모바일LCD 사업부 소속에서 사실상 차세대연구소 관할로 바뀌는 조직 변화도 점쳐진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지난 1996년 가동한 기흥사업장의 3세대 L2라인도 모바일 LCD 패널을 전용 생산하는데서 차세대 R&D 용도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L2 라인에서 방사선 의료기기 핵심 부품인 초정밀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FXPD) 양산에 착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소형 LCD 패널 공급을 맞추기 위해 L1·L2 라인에서 양산이 불가피하다”면서 “중소형 LCD 패널 양산 중단 일정에 대해 확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L2라인의 경우 올 연말까지 중소형 LCD 패널을 생산하고 천안사업장의 3·4세대 5기 라인을 모두 중소형 LCD 패널 전용으로 전환할 것으로 관측했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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